정리 : 이태화
(2006년에 몇 가지의 자료를 참고하여 요약·정리한 것입니다)
1. 개념과 성격
만수대택(萬壽大擇)굿은 만구대택(萬口大擇)굿이라고도 하며, 발음상 ‘만구대탁굿’ 또는 ‘만수대탁굿’이라고도 한다. 이 굿은 황해도 지방의 강신무당들 중에서 큰무당만이 할 수 있으며 황해도 지방의 굿 중에서는 가장 규모가 큰 굿이다. 이 굿의 목적은 무당 자신이 모시는 신령을 대접하여 무당 자신은 물론 만 단골의 만 가지 구설수와 액운을 막고 가리며, 마을 동민의 건강을 기원하고 대동단결을 모색할 뿐 아니라, 크게는 나라의 태평성대를 기원한다.
2. 구성
대규모적으로 벌어지는 만수대택굿은 보통 굿의 12거리의 배수인 24거리로 짜여져 있으며, 신화(神花)와 신구(神具) 장만 그리고 굿당차림 등이 특별하게 꾸며질 뿐만 아니라, 잽이 구성도 쌍장구?쌍징?쌍바라(소바라와 대바라), 태평소, 쌍피리, 해금, 대금을 동원하며, 소요되는 시일도 빨리 끝내면 3일이고 보통 5일에서 7일이 걸리며 길게 할 때는 보름이 소요되기도 한다.
(1) 거리 구성
만수대택굿을 하기 위해선 전날 저녁 굿을 주관하는 경관만신집의 대청이나 마루에서 안반(安盤 : 떡을 빚을 때 사용되는 나무로 된 널따란 떡판) 고사를 지낸다. 경관만신은 몸가짐을 깨끗이 하고 평상복을 입은 채 여러 떡들과 쌀?촛불 등으로 차려진 안반 앞에 앉아 축원을 한다. 안반고사는 간단히 손비빔으로 축원하는 정도이며, 여기에서 나온 점괘를 염두에 두고 다음날부터 시작되는 굿을 이끌어 간다.
굿을 시작하는 날, 꽃가마에 탄 경관만신의 앞에 잽이들이 서고 뒤에서 나머지 무당들이 줄을 잇는 세경돌이를 한다. 그런 다음 굿청 남쪽에 솔잎으로 세워둔 3개의 솔문을 통과하여 굿청으로 들어가고, 본격적인 굿이 시작된다.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주당물림 : 마당에서 한다. 잡귀 잡신들이 굿당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2) 부정거리 : 굿청과 굿당 주위를 정화하고 부정한 것을 물리치는 것으로, 참관자 전원은 굿청 밖에 나가 있으며, 나가지 못한 사람은 칼이나 신구를 손에 든다.
3) 초감흥거리 : 모셔질 신령들을 불러들인다.
4) 산천거리 : 상산맞이거리 또는 산거리라고도 하며, 산신들과 무당의 고향 본향산신을 모신다. 산천의 맑은 정기를 받는 것이다.
5) 칠성거리 : 수명을 담당하는 칠성님을 모시고, 이 때 경관만신이 환쟁이로부터 꽃타는 장면이 연출된다.
6) 제석거리(소굿놀이 포함) : 칠성복을 입은 채로 복을 빌고, 말미에 소굿놀이가 이어진다.
7) 소대감거리 : 육식을 하지 않는 대감을 소대감이라 한다. 술과 놀기를 좋아하므로 흥겹게 판이 진행된다.
8) 사냥거리 : 신에게 제물로 바쳐질 소, 돼지, 닭을 사냥하는 거리이다.
9) 생타살거리 : 제물들을 타살하여 피를 먹는다. 이 때 제물로 올려질 육찬들을 삼지창에 꽂아 사실을 세운다.
10) 군웅거리 : 전쟁터에 나가 죽은 군웅, 순국한 전사, 억울하게 죽은 등의 원한을 푼다. 생타살거리에서 잡은 육고기와 피로 군웅을 푼다.
11) 익은타살거리 : 생타살거리에서 잡은 생고기의 일부를 삶아서 바친다. 역시 사실을 세운다.
12) 성주거리 : 경관만신과 참석자들의 성주신들을 불러들여 놀린다.
13) 잔내림거리 : 술을 부어 축원하고, 신이 강림하여 잔이 내리면 술잔을 돌린다. 술을 마신 후에 잔값ㅇ르 내어야 명복을 받는다.
14) 영전거리 : 죽은 영혼들을 불러들여 원혼을 풀어준다.
15) 대감거리 : 모든 대감님들을 불러 논다. 대감은 탐심이 많으므로 흡족한 음식과 돈을 드린다.
16) 서낭거리 : 서낭신을 불러 대접하고, 마을민의 무병장수를 빈다.
17) 말명거리 : 말명신(죽은 만신이 다른 무당에 의해 신령님으로 모셔진 신으로, 무당들의 조상 격이다.)을 대접하고 놀리어 무당의 신명을 극대화한다.
18) 조상거리 : 경관만신의 조상들을 불러들여 위로하고 후손의 축복을 빈다.
19) 신장거리 : 영험한 신장님들을 모시는 거리이다.
20) 성수거리 : 무당의 몸주신 뿐 아니라 마을이나 나라에 공을 세운 성수들을 모신다.
21) 장군거리 : 장군신을 불러 작두를 타므로 일명 작두거리라고도 한다.
22) 광대거리 : 광대신과 창부신을 불러들여 위하고 놀린다. 가면을 쓰고 탈춤을 추기도 하고 줄타기를 하기도 한다.
23) 터주상영거리 : 굿을 마무리하기 전 마당에 나가 터주상을 마련하고 집과 마을 그리고 나라 땅의 터주신을 위한다.
24) 마당거리 : 일명 뒷전 또는 뒤풀이라고 한다. 마당에서 떠돌던 모든 잡귀 잡신들을 먹여 놀려 보낸다. 마당거리를 끝낸 후 모든 무당과 악사 및 단골들이 한 바탕 논다.
3. 만수대택굿의 규모와 준비
만수대택굿은 주위로부터 큰무당이라는 칭호를 듣는 무당이 한다. 굿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소요 비용이 들 뿐만 아니라 대규모적인 인원이 동원되기 때문에 무당 일생에 3번 하면 많이 한다는 굿으로 간주된다. 이 3번의 경우는 보편적으로 무업의 충분한 경력을 쌓아 나이가 지긋이 든 회갑이나 진갑 때, 칠순 때 그리고 팔순 때 등으로서 인생 후반에 드는 중요한 통과의례 시에 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만수대택굿을 주관하는 경관만신은 이 굿을 하기 위해 환쟁이(굿에 필요한 꽃과 신구들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화공)를 2~3개월 전부터 집에다 깍듯이 모셔놓고 굿에 필요한 모든 신화와 신구 등을 새로이 장만한다. 이 때에 환쟁이가 제작하는 신화와 신구들은 굿이 시작되는 첫날 칠성거리에서 경관만신에게 판다.
(1) 신화(神花)
만수대택굿에 필요한 신화들은 온 천하를 밝히는 일월성신님의 RhcdmfhTJ 해달꽃이라고도 하는 일월화(日月花), 칠성님의 꽃인 칠성화(七星花), 수팔연화(水波蓮花)로써 연꽃으로 만들어져 재생을 의미하는 사해용왕님의 꽃, 불도화(佛桃花)로써 부처님의 꽃, 감흥화(感應花)로써 오색 작약으로 만든 감흥신령님꽃, 걸립화(乞笠花)로써 만인간의 시주걸립을 하는 걸립꽃(일명 무동화), 삼천병마화(三千兵馬花)로써 장발화로 만든 삼천병마대장군님꽃, 미륵화(彌勒花)로써 미륵님의 꽃, 조상화(弔喪花)로써 황색으로 만든 조상님꽃, 부군화(府君花)로써 상산부군님꽃, 전발화(奠撥花)로써 흰색으로 된 99홉 전발화, 삼태성화(三台星花)로써 샛별화로 만든 삼불제석님꽃, 성수화(成守花)로써 성수님꽃, 뿌리 없는 서리화(雪裡花)로써 제석님전의 꽃 등이다.
(2) 기(旗)와 오색 만장발 및 장발
만수대택굿에 사용되는 기(旗)로서는 일월기(日月旗), 신기(身旗), 부군기(府君旗), 제만신기(諸萬神旗), 백호기(白虎旗), 장발영기(長撥令旗), 걸립기(乞笠旗), 몽기, 홀기 등이있다.
또한 오색 만장발을 굿당 중앙에 깃대를 세워 동서남북중앙 다섯 방향으로 띄워 십왕개(十王盖), 돈전개(錢錢盖), 송송개(送送盖), 보화개(寶貨盖), 인물개(人物盖), 청천개(靑天盖), 일월개(日月盖), 청학?백학(靑鶴?白鶴), 잉어 한 쌍 일월등(日月燈) 한 쌍, 팔모등(八牟燈) 한 쌍, 만월등(晩月燈) 한 쌍을 매단다.
오색의 만발장 이외에도 다섯 가지 청홍흑백황색을 한지로 물들여 12쪽으로 붙여 기다랗게 만든 다음 오방지신에 관한 내용의 글을 쓴 오방장발, 기다란 베로 만들어 제석님전에 복을 비는 글의 내용을 쓴 제석장발을 비롯하여 칠성장발, 상산부군장발, 감흥장발, 걸립장발, 무지개장발 등을 굿당에 설치한다. 이러한 장발들에 글을 써서 신령님께 언제다로 신명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하는 것이다.
4. 만수대택굿의 의의
만수대택굿과 함께 대규모적인 굿으로 간주되는 대동굿이 마을주민들에 의해 주관된다면 만수대택굿은 무당 재력에 의해 치러진다. 굿의 절차나 차림새 등이 보통 굿과는 달리 워낙 크기 때문에 굿판에서 큰무당에 소속되는 단골집들은 물론이고 큰무당이 거느리는 제자 무당들 그리고 선?후배 동료들과 모든 마을민들이 참여한다. 이 굿이 나라굿 형태로 이루어진다는 것은 굿 진행상으로 볼 때 국태민안과 나라의 태평성대를 축원하는 내용이 포함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