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우습구나
2002.04.28 23:54

계씨의 비애

조회 수 387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계씨의 비애.. ★☆★

[1]

나, 계동원,,, 지금부터 내 인생의 비극적인 야그를 쪼까 할라 한다...

한창 판유걸이 뜬 적이 있다.

815 콜라 광고는 물론이고 꽤 많은 TV 프로에 고정으로 출연하는 등...다들 기억하시겠지엽,,,

`판`이라는 특이한 성씨이기 때문에 겪는 애환(?)을 얘기하는 녀석이 내겐 가소로울 수 밖에 없었다.

판씨? 난 계씨다.-_-;

솔직히 판씨는 판소리, 판박이, 판대기, 판정승 이딴 이름이 아닌이상 그리 웃기거나 이상하지 않다. 음... 판유걸
은...;;

같은 이름이라도 앞에 성에 따라 `옥소리`, `강대기`, `윤정승`처럼 정상적이거나 멋진 이름으로 돌변 할 수 있다.

그래... 물론 `판소리` 보다 `옥소리`가 이름이 이쁘지...

하지만 `계소리`보단 낫지 않냐?-_-;

판유걸아... 이젠 내 앞에서 성씨가지고 뭐라 그러지 말거라.

나 슬프다.


[2]


우리가족을 제외한 모든 친척은 다 미국에서 살고 있다.

마지막으로 작은 삼촌이 미국에 들어가시기 전에 딸을 하나 낳으셨다. 그리고 이름을 이렇게 지었다.

" 계 나 리 "

이쁜 이름이었다.

울 엄마가 내가 여자였으면 저 이름 지어주려고 생각했었다고 말을 해주셨다.

남자인걸 지금 이순간 감사하고 있다.

어째튼 삼촌은 미국으로 가셨고 한 10여년이 지나 내가 고삐리가 되었을 때 드디어 미국에 방문해 만나 볼 기회를
얻었다.

사촌들의 이름이 대충 이랬다. (한국식으로 성을 먼저...)

계데니스 (한국 이름 계대원)

계브라이언 (한국 이름 계승원)

계캐티 (한국 이름 계혜진)

계브라이언. 웬지 익숙한 이름이다.-_-;

만약 이때 판씨라면 판브라이언 <== 그리 웃기지 않는다.

하지만 저건 막내 `계창원`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참고로 그녀석 동생이 계나리다)

그 막내 녀석의 이름은...

` Kei Bob `

Dog Food... 계밥이었다.-_-;

유명하긴 하다 Bob 이란 이름. 밥 딜런. 바비(Bobby) 브라운...

그러나 외국 이름도 역시 우리 성씨 앞에서는 맥을 못추고 유머로 돌변해버렸다. 젠장-_-;

진짜 이건 삼촌이 잘못한거다. 계밥이 뭐냐-_-;

난 아직도 내가 윤동원이었으면 하는 생각을 한다.

(어머니의 성이 `윤`씨)


[3]


대학교 1학년때 윤리 과제로 `족보 만들기`가 있었다.

자신의 파에 해당되는 모든 조상들이 성함을 적고 그외의 역사적 유명 조상을 찾고 또 친일파 100명에 소속된 조
상을 찾아내는 그런 과제였다.

하루는 우리집에서 친구들과 친일파 100인을 조사하고 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100인중에 계씨가 있었다.

하여튼 우리 조상들 이런거 절대 안빠진다... 썅!-_-;

계정식.

바이올리니스트로 특별히 친일 활동을 한것은 아니지만 일본 소유의 오케스트라에서 연주를 했기 때문에 친일파로
분류 되었다.

친구들과 계정식을 찾아내서 흥분한 그 때였다.

아버지가 방문을 열고 들어오더니 뭐하냐고 물어보셨다.

- 친일파 100인중에 조상 있는지 찾는데요.

글쎄 우리 조상중에도 친일파가 있지 뭐에요.

계정식이라는 친일파 바이올리니스트가 있었나봐요.

그러자 아버지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 그런 `계`같은 경우가 있나!

즉시 반응이 나타났다.

- 푸후후후...

내 자료를 정리해주던 친구들은 의자 뒤로 넘어가서 숨을 헐떡거리고 침을 흘려가며 웃고 있었다. 드러운 새끼
들...;;

그날 끝내고 갈때까지 그새끼들은 `계같은 경우가 이젠 일어나지않도록 니가 잘해야 한다고` 나에게 충고를 했다.

빌어먹을 놈들...;;

어째튼 다음날이었다.

윤리 시간에 교수가 말했다.

- 조상은 몇백대가 넘더라도 다 조사해와야 합니다.

- 으악 망했다!

김씨 성을 가진 녀석이 조상이 수백대가 넘는다고 비명을 지를때 나는 24대 밖에 안된다는 기쁨에 빠져 있었다.

그리고 몇일 후 조상에 대해 조사를 해온 자료를 돌려볼때였다.

- 야 쟤네 조상중에 `구석기`도 있다. 크하하...

구씨 조상을 살펴보던 한 녀석이 웃긴 이름을 발견했고 그얘기를 들은 애들은 다 뒤집어졌다.

모두들 그때부터 웃긴 이름 찾기에 정신없이 바빠졌다.

잠시후...

- 야... 찾았어. 찾았어. 나 웃겨 죽을것 같아. 헉헉...

그 새끼가 그렇게 헐덕거리면서 날 쳐다봤다.

난 알았다. 내 성씨라면 뭘 붙여도 쇼킹할것이란 사실을...

하지만 그녀석이 찾아낸 내 조상의 이름은...

그저 단순히 웃긴 수준이 아니었다.

내 자랑스런 조상의 이름은....

계.무.시 -_-;

계무시였다.-_-;

애들은 거품을 물고 죽어갔고...

오직 나만 개무시를 당하고 살았을 조상을 생각하며 숙연해졌다.

사실은 나도 웃겨서 죽을뻔했다. 나까지 웃으면... 쯧...;;

진짜... 계무시가 뭐야 /_

다음날부터 `계무시`는 유행어가 되었다.


[4]


난 아직도 도대체 자식을 낳으면 이름을 뭐라 지을지 고민중이다.

연예인 이름중에서 따온다면...

류시원 --> 계시원. 너무 종교적이다

이병현 --> 계병헌. 가축 병원 생각나는군 쯧...;

최불암 --> 계불암. 발음이 너무 안좋다.

장혁 --> 계혁. 괜찮은 것 같기도 하군..쩝

서태지 --> 계태지. 옛날에 내가 춤추면 애들이 이렇게 불렀다;;

이효리 --> 계효리. 맘에 안든다 그냥;

안된다 안돼.

이쯤해서 내 친구의 일화가 떠오른다.

한준혁이라는 친구가 말했다.

- 난 자식들 낳으면 `한바다` `한하늘` 이렇게 이름 지을꺼야.

- 와 되게 이쁜 이름이다.

한 녀석이 유일하게 우울해 있었다.

하지만 그녀석의 이름을 떠올린 순간... 난 웃겨 죽을뻔했다.

녀석의 이름은 `피영호`였다.



##계동원'님의 글입니다.##
?

  1. 계씨의 비애

    Date2002.04.28 Category우습구나 By하늘지기 Views3871
    Read More
  2. 어느 운전기사와 꼬마

    Date2002.04.28 Category감동이야 By하늘지기 Views4408
    Read More
  3. 한 독일인이 본 한국

    Date2002.04.28 Category감동이야 By하늘지기 Views4603
    Read More
  4. 위대한 한국영어

    Date2002.04.28 Category우습구나 By하늘지기 Views4034
    Read More
  5. 군인 VS 군바리

    Date2002.04.28 Category우습구나 By하늘지기 Views4331
    Read More
  6. 광수생각 - 전화 한 통화

    Date2002.04.28 Category신기해요 By하늘지기 Views5613
    Read More
  7. 버스기사의 한 마디

    Date2002.04.28 Category우습구나 By하늘지기 Views4346
    Read More
  8. 나쁜말 - 고운말 (착한 분들은 열지 마세요)

    Date2002.04.28 Category우습구나 By하늘지기 Views3957
    Read More
  9. 졸라맨 2부 6탄

    Date2002.04.28 Category명쾌하군 By하늘지기 Views6151
    Read More
  10. 졸라맨 2부 5탄

    Date2002.04.28 Category명쾌하군 By하늘지기 Views4291
    Read More
  11. 졸라맨 2부 4탄

    Date2002.04.28 Category명쾌하군 By하늘지기 Views4163
    Read More
  12. 졸라맨 2부 3탄

    Date2002.04.28 Category명쾌하군 By하늘지기 Views4444
    Read More
  13. 졸라맨 2부 3탄

    Date2002.04.28 Category명쾌하군 By하늘지기 Views4240
    Read More
  14. 졸라맨 2부 2탄

    Date2002.04.28 Category명쾌하군 By하늘지기 Views4244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Next
/ 10

Gogong.com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Sketchbook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