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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도다
2002.10.17 21:08

눈 ★ 은 떠 진 다

조회 수 4090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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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 은
        떠   진   다

hiddink.jpg
[又賢 선생님께서 그려주신 히딩크 감독님 - 부제 : "얘들아 5:2 정도로 이기자!"]


판소리라는 예술은 참 특별한 매력이 있다
매번 공연하는 레파토리는 겨우 다섯 마당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들으러 다니는 사람들도 늘 그 다섯 마당 가운데서 하나를 들으러 간다
하지만
한 번 두 번
그 줄거리가 익숙해지고
부르는 사람들의 족보에까지 어설프게나마 익숙해지게 되면서
판소리는 갈수록 듣기 좋은 음악이 된다
소리꾼이 부르는 대목에 맞추어 내 감정이 자동적으로 조절되고,
좋아하는 대목에 이를 즈음이면
어느새 설레이기 시작한다
참 신기하지 않을 수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의 이야기를 다 알고 있는 데에도
몇 시간씩이나 되는 그 공연이 그리 흥미진진할 수 있을까

나에게는 심청가가 특히 그렇다
심봉사와 심청이가 궁궐에서 눈물겨운 상봉을 하고
마침내 심봉사가 눈을 뜨게 되는 장면이 다가올 즈음이면
내 몸은 이미 한껏 축축한 감성으로 스탠바이가 되어 있다
'아이고, 아버지 여태 눈을 못 뜨셨소...ㅠㅠ'
하품을 하고 꾸벅꾸벅 졸다가도
청이의 이 한 마디가 들리면 거짓말처럼 눈물이 주르륵 흐르는 것이다
어느 공연장의 어느 소리꾼이라도
이 장면에서는 꼭 나를 울리고 만다

여태 눈을 못 떴다니... 그 얼마나 애통할 일이란 말인가
하지만 결국 심봉사는 눈을 뜬다
그래서 나는 심청가가 좋다
결국 눈★은 떠지기 때문이다
히딩크 감독은 그들과 많이 닮았다
인정하건 말건 그도 꿈★을 이루어지게 했다

살아보자!
눈★은 떠진다

내참... 어떻게 글솜씨가 이리 나쁘단 말인가
속상해 속상해


+++++ 사 설 +++++

<진양조=계면>
예부상서(禮部尙書) 분부 듣고, 봉사 점고(點考)를 차례(次例)로, 불러 나가는데, 제일말석(第日末席)에 앉은, 봉사 앞으로 당도하여, 여보시오, 당신 성명(姓名)이 무엇이요. 예, 나는 심학규(沈學奎)요. 옳다, 심맹인(沈盲人), 여기 계시다 하더니, 어서, 별궁으로 들어갑시다. 아니, 왜 이러시오. 우에서 상(賞)을 내리실지, 벌(罪)을 내리실 지는 모르나, 심맹인이, 계시거든 별궁 안으로 모셔오라 하셨으니, 어서 들어 갑시다. 내가, 이럴 줄 알았제. 이놈 용케, 잘 죽으러 왔다. 내가 딸 팔아먹은 죄가 있는데, 이 잔치를 배설키는 천하 맹인(盲人) 만좌중(滿坐中)에, 나를 잡아 죽이려고, 배설한 것이로구나. 에라, 한번 죽지 두번 죽것냐. 내 지팽이 잡으시오. 들어갑시다. 심봉사를 별궁으로 모시고 들어가, 심맹인(沈盲人) 대령(待令)하였소. 심황후(沈皇后), 부친(父親)을 쌀펴 볼제, 백수풍신(白首風身) 늙은 형용(形容), 슬픈 근심 가득한게, 부친(父親) 얼굴이 은은하나, 또한 산호주렴(珊瑚珠簾)이 앞을 가려, 자세히 보이지 아니 하니, 그 봉사 거주를 묻고, 처자(妻子)가 있나, 물어 보아라. 심봉사(沈奉士) 처자(妻子), 말을 듣더니마는, 먼 눈에서 눈물이, 뚝 뚝 뚝 떨어지며,

<중중머리=진계면>
예, 소맹(小盲)이 아뢰리다. 예, 소맹(小盲) 아뢰리다. 소맹(小盲)이 사옵기는, 황주(皇州) 도화동(挑花洞)이 고토(故土)옵고, 성명(姓名)은 심학규(沈學奎)요. 을축년(乙丑年) 정월(正月) 달에, 산후증(産後症)으로 상처(喪妻)하고, 어미 잃은 딸자식을, 강보(襁褓)에다 싸서 안고, 이집 저집을 다니면서, 동냥 젖을 얻어 먹여, 겨우 겨우 길러내어, 십오세(十五歲)가 되었는데, 효성(孝誠)이 출천(出天)하여, 애비 눈을 띄인다고, 남경장사 선인(船人)들께, 삼백석(三百石)에 몸이 팔려, 인당수(印塘水) 제수(祭需)로, 죽으로 간지가 삼년(三年)이요. 눈도 뜨지 못 하옵고, 자식(子息)만 팔아 먹은 놈을, 살려두어 쓸데 있소. 비수검(匕首劒) 드는 칼로, 당장에 목숨을 끊어 주오.

<잦은머리=진계면>
심황후(沈皇后) 이말 듣고, 산호주렴(珊瑚珠簾)을 걷어버리고, 보선발로 우르르르, 부친(父親)의 목을 안고, 아이고 아버지. 심봉사(沈奉士) 깜작 놀라. 아니, 아버지라니, 뉘가 날더러 아버지여. 에이나는 아들도 없고, 딸도 없소. 무남독녀(無男獨女) 외딸 하나, 물에빠져 죽은지가, 우금(于今) 삼년(三年)인데, 뉘가 날더러 아버지여. 아이고 아버지, 여태 눈을 못 뜨셨소. 인당수(印塘水) 풍랑중(風浪中)에, 빠져 죽던 청(淸)이가, 살아서 여기왔소. 어서 어서 눈을 떠서 저를 급(急)히 보옵소서. 심봉사(沈奉士)가, 이 말을 듣더니, 어쩔 줄을 모르는구나. 아니 청이라니, 에잉 이것이 웬 말이냐. 내가 지금 죽어, 수궁에 들어 왔느냐. 내가 지금 꿈을 꾸느냐. 죽고 없는 내 딸 청이, 여기가 어디라고, 살아오다니 웬 말이냐. 내 딸이면 어디 보자. 어디 내 딸 좀 보자. 아이고, 내가 눈이 있어야, 내 딸을 보제. 아이고 답답하여라. 두 눈을 끔적, 하더니만은 눈을 번쩍 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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