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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12 03:31

미안하다, 사랑한다

조회 수 2878 추천 수 0 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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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 사랑한다>
<다모> 이후, 제가 몹시 열광했던 드라마였습니다
미사 얘기를 하자면 몇 날을 새도 모자라겠지만, 오늘은 그 제목에만 슬쩍 밑줄을 그어 봅니다


'미안하다'는 말은 '사랑한다'에 붙기에 아주 좋은 말인 것 같습니다
'사랑하므로 미안하다'는 것이든, '미안하지만 사랑한다'는 것이든,
미안한 마음이 동반되는 사랑이란 것은
다른 형태의 사랑보다 정성스러운 느낌이 많이 묻어납니다

물론, 사랑을 하면서 자꾸 미안하다 미안하다 하는 것은 상대를 불편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고맙다, 사랑한다'란 말은 어쩐지 끈끈한 맛이 없어 보입니다
당연한 것일수록 대개는 멋대가리가 없는 법이니까요
오히려 '고맙다, 밉다' 혹은 '고맙다, 싫다'란 말이 훨씬 그럴싸하죠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이는 언어활동의 속성 또한 그래요
좋다고 말하고 싶을 땐 그만큼의 미안함이나 불편함을 함께 드러내는 것이 좀더 솔직하게 느껴지거든요
싫다고 말할 때에도 또한 그만큼의 긍정적 자세를 동반하는 것이 효과적이듯이......
'마냥 좋다'고 말하는 것보다, '이런 저런 미안함이나 불편함이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다'라고 하는 편이 훨씬 솔직하고 인간적이죠
반대로,
'무조건 싫어'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당신의 뜻과 배려는 고맙지만, 저는 그래도 싫군요'라고 하는 편이 다소 냉정한 감은 있지만 퍽 진솔하고요

지금까지의 사표 수업을 되돌아보는 여러분들의 글들을 보면서,
딱 떠올랐던 말이 바로 '미안하다, 사랑한다'였습니다
뭐, 많이 미안하고, 또 그만큼 많이 사랑한다(혹은 사랑하겠다)는 말이겠지요


당신들의 글들을 다 읽은 후의 느낌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안습'이었습니다
웃기도 많이 웃고, 짠한 마음에 가슴이 무거워지기도 했습니다
손수 첨삭을 해주는 친구들의 '첨삭 스타일'이 저의 스타일과 어느새 닮아있는 것을 보고 놀라기도 했죠

여러분들은 어떠실지 모르겠지만,
제게 여러분은 대단히 역사적인 인연의 끈들이거든요
사표 수업이 여러분에게 있어 대학생활을 여는 첫 수업이라면,
이십오 년동안 학생이었던 제게는 첫 대학강의입니다
지금도 매 수업마다 늘 2%, 아니 20% 이상은 부족하다는 느낌을 갖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생활의 절반 가까운 시간을 강의 연구에 관련짓고 있다고 해도 뻥은 아닐겝니다
시간이 좀 더 흐르고, 한 한기 한 학기 지나다 보면, 이런 어설픈 열정도 어느새 식어 있겠죠

그렇기 때문에,
이런 흥미롭고 스릴 있는 시간이 다시 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감 때문에,
당신들과의 인연을 조금이라도 더 단단히 묶고 싶어하는 무의식이 자꾸 발동하나 봅니다

멜로드라마 같은 소리는 그만하고,
이제 몇 가지 변명 혹은 참고사항을 늘어놓겠습니다


# 숙제가 많다니......

숙제가 너무 많다는 의견이 제법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저는 동의할 수가 없네요 후훗-_-*
누차 얘기한 바와 같이 중간고사 기간만 지나면 숙제다운 숙제를 구경하기도 어려울 거예요, 적어도 사표에선

그리고!
한 학기 강의에서 소화해야 할 글쓰기들을 최대한 숙제로 전환시키지 않으려고 했는데,
혹시 그걸 숙제로 오해하고들 있는 게 아닌지 궁금하네요
결석을 한 사람들이야 수업시간에 못한 글쓰기를 메워야 하니 당연히 없던 숙제가 생기는 것이지만,
그 외의 친구들은, 엄청 긴 시간을 주었던 '자기소개서 작성'과, '비평문 쓰기'를 제외하곤 이렇다할 숙제가 없었잖아요
게다가 개인적으로 영화를 본 후에 비평문을 쓰라고 하면 그마저도 부담이 될까봐
전부 잡아다 가두어 놓고 공산당식 '문화 생활'을 즐기게 해주기까지 했는데......

아무튼 이제 여러분들이 개인적으로 해와야 할 숙제는 거의 끝났습니다
이젠 단체 발표에 공을 많이 들이세요
숙제하고 싶다고, 글쓰고 싶다고, 나중에 딴소리나 하지 마시길! *_*


# 글쓰기를 더 많이 하고 싶다는데......

숙제나 글쓰기가 부담된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그 반대의 의견도 적지는 않았습니다
글쓰기를 더 하고 싶다는 얘기는 거의 없었지만, 좀더 심도있는 첨삭을 원하는 친구들이 더러 있더군요
그런데 미안하게도, 그건 현실적으로 좀 어려워요
저같은 경우는 사표를 한 반만 맡고 있기 때문에 사정이 좀 나은 편이지만
대부분의 사표 선생님들은 첨삭지도를 부담스럽게 여기신답니다
그나마 우리반 친구들처럼 글쓰기를 제법 한다면 좋겠지만,
의외로 대학 새내기들이, 특히 자연계열 학생들이 기본도 갖추고 있지 못한 경우가 많아서 첨삭지도에 곤욕을 치르는 사례가 많다는군요

속도를 좀 내어서 한 사람에 10분씩 첨삭지도를 한다고 쳐도, 40명이면 대략 서너 시간을 논스톱으로 달려야 합니다
그러기를 너댓 번 반복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죠
또한 수강생들의 입장에서 볼 때에도, 마냥 글쓰기와 첨삭에만 집중할 수는 없어요
정히 더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첨삭과외를 따로 받거나 독학을 하세요


# 결강계에 대한 오해

결강계를 내면 결석으로 처리되지 않는다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더군요
형식적으로 그렇습니다
하지만 결강계의 의미는 단순히 그런 정도인 것이 아닙니다
결강계란, 피치 못할 사정으로 결석을 하게 되었을 경우 '공식적으로 그 사유를 보고'하고 '양해를 구하는' 문서입니다
결석으로 인한 감점을 막아주는 면죄부가 아니라는 말이죠
다만,
결강계를 제출할 경우는 '무단 결석'이 아니기 때문에, 강사는 그만큼의 사정을 감안해 줄 뿐입니다
쉽게 얘기하자면, 2점 깎을 것을 1점만 깎는 것으로 처리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결강계는 가급적 수업 전에 제출하시는 게 좋습니다
그 이유는 설명 안 해도 알죠? 인간적인 예의의 문제니까요
결석을 해야 할 사정이 있을 때에 미리 양해만 구한다면, 결강계가 없어도 충분히 배려해 드립니다
1점조차도 깍아 내리지 않는다는 말이죠
또한 수강생 모두의 의견이 일치된 결과로 단체 휴강을 요구할 시에도, 그 타당성을 검토하여 처리할 수 있습니다

여하튼, 중요한 것은 인간적인 예의나 신뢰감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죄송하지만, 너무 아파서 수업에 못 가겠습니다'와 '죄송하지만, 너무 아파서 수업에 못 갔습니다'는 비슷한 말인 듯하지만, 반대의 말이 되기도 합니다
다른 분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저는 적어도 그러한 기준으로 출석부를 작성합니다


# 선생이라는 존재

제게 많은 질문을 던지세요
뭐, 필요하다면 수업 이외의 사항으로 토론을 걸어도 좋습니다
어려운 문제가 있거나 흥미로운 사건이 있으면 제게도 나누어 주세요
얼마만큼일지 장담은 못하지만, 저는 여러분의 피와 살에 영양소를 심어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단,
어설프게 삐딱선을 탄다거나,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싸움을 걸어오는 것에는 신중하셔야 합니다
저는 또한 그만큼 호락호락한 상대이지는 않거든요
시쳇말로, 저는 대학시절 놀만큼 놀았고, 그 이후론 공부도 할만큼은 하고 있습니다

선생에게서 얻어내고 빨아먹을 것을 궁리해야지, 미숙하게 딴죽을 걸려고 하다가는 시간만 낭비합니다
무슨 얘긴지 알죠?
남은 시간도 열심히 달려 봅시다!


아, 이제 그만 자야겠네요
해오름제 때문에 아직 숙제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밝을 때 봅시다



※ 무플은 악플!
※ 스크롤의 악박이라고 외친다면 즐!
  • ?
    서민향 2006.04.12 09:34
    미안하다 사랑한다 . 제목이 참 애틋해요.^_^
    오늘 뵙겠네요 선생님 ~
  • ?
    이노사리스 2006.04.12 10:38
    4시 쯤에나 주무셨겠군요... 가능하시다면 좀더 일찍주무세요. 그게 건강에 좋아요 ~_~)/
  • ?
    서종윤 2006.04.12 11:01
    4시 쯤에나 주무셨겠군요... 가능하시다면 저도 술사주세요 그게 선생님께 좋아요 ~_~)/
  • ?
    이노사리스 2006.04.12 11:08
    왜 다들 술....인겁니까...저로써는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OTL
  • ?
    김정훈 2006.04.12 13:22
    악박<압박
    그럼 제 결강계는 무효란 말씀이십니까~~~(-_ㅜ)/
    우오오오오오~~~~~~~~~~~
  • ?
    정소현 2006.04.12 14:42
    ㅋㅋㅋ 경상대 로비에 있는 컴퓨터 앞입니다..만 선생님 쓰신 글이 너무 재밌어서 저도 모르게 큭큭- 웃어버린 참입니다. 이제 곧 대중문화 시험인데 ㄱ- (안습) ......
    이따 뵙겠습니다~
  • ?
    서종윤 2006.04.12 14:48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악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惡迫인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부하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안종성 2006.04.12 14:52
    아 수업에 대한 따듯한 애정이 느껴지는 글이네요 ㅋ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강의 부탁드립니다^^
  • ?
    하동연 2006.04.12 15:04
    ^^ 윗글에 동의요~ ㅋㅋ
  • ?
    김애현 2006.04.12 15:07
    주무세요 ...-_- 다크써클.........어쩌라구요 ㅋㅋㅋㅋ
  • ?
    박대해 2006.04.12 16:22
    안습,
  • ?
    김지현 2006.04.13 16:40
    오오 이렇게생각하시고계셨구나
  • ?
    유병택 2006.04.14 09:40
    아무리 그러셔도 소심한 A형인거 티나요~ ㅋㅋ 모두들 열심히 수업 듣구, 이 사이트도 자주 찾아올테까 걱정마시고, 숙제는 별로 없는 것 같아요~ 너무 좋아요 -0-!!!
  • ?
    김정훈 2006.04.14 20:18
    ↑이태화선생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 profile
    하늘지기 2006.04.14 23:34
    병택// 네가 가스렌지에 휘발유를 끼얹는구나!

    정훈// 계발이 필요해. 제대로 웃겨줘. 너무 약해
  • ?
    윤상필 2006.04.17 12:25
    선생님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열정이 수업에서 묻어나오는 것 아시나요? 감사합니다. 다음 사표시간에 뵙겠습니다.
  • profile
    하늘지기 2006.04.17 16:32
    상필// 듬직한 우리 반 왕고, 고마워
  • ?
    정일호 2006.04.17 19:12
    악박?ㅋㅋㅋ압박!고고ㅋㅋ
    선생님 뭐 태클건거는아닙니다ㅋ
  • profile
    하늘지기 2006.04.17 19:32
    '' ) 빽태클은 퇴장인 거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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