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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미술사학과 2016260402 송지예_ 사고와 표현 <고 녀석 맛나겠다> 에 대한 영화 비평글

by 송지예 posted Oct 17,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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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와 표현 II

고고미술사학과 2016260402 송지예

<고 녀석 맛나겠다; 영화 속 선과 악의 불분명한 경계를 중심으로>


  우리는 어릴 적부터 강한 자는 약한 자를 괴롭히면 안 되고, 이를 어기는 사람은 악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다. 이는 사회적으로도 윤리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는 사회적 통념이다. 또한 대부분의 이야기에는 선과 악이 존재한다. 그래서 나도 맨 처음 <고 녀석 맛나겠다>라는 영화를 보고,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주인공(이하 하토)에게 곤경을 주는 큰 턱들은 나쁘며, 주인공을 길러준 초식공룡들은 착하다고 단정 지었다. 그러나 영화 속 주인공과 조연 사이의 상황으로 보지 않고 현실 속 그대로 생각해보면 이는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육식공룡은 초식공룡을 먹어야만 살아갈 수 있으며, 육식공룡은 풀을 먹으면 죽는다. 이 내용을 대입해 봤을 때, 주인공의 정체성을 알려준 큰 턱들 보다 주인공에게 식물을 먹인 어머니가 상대적으로 악한 쪽이 된다.

  하토는 곤저의 일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알게 되고, 자신을 길러준 어머니와 형제 라이토로부터 도망친다. 그리고 꿈속에서 어머니가 자신의 뱃속에 있는 꿈을 꾸며, 괴로워한다. 하지만 이 괴로움이 하토의 잘못인가?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초식공룡이 육식공룡을 키웠기 때문에 육식공룡이 자신의 정체성에 죄책감을 가지는 건 전혀 정상적이지 않다. 그렇다고 하토를 데려와서 먹여주고 재워준 어머니가 악하다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이 영화 속 악인은 누구인가?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하토를 배척했던 초식공룡 집단은 악한 것인가? 그 역시 생존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언젠가 하토가 자라나 초식공룡 집단을 공격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무조건적으로 착해서 그러지 않다고 이야기 한다면, 영화 중반의 하토를 살펴보아야 한다. 하토는 자신이 육식공룡임을 자각했고, 고기가 맛있다고도 이야기 한다. 그리고 영화에는 일부만 등장하지만 성장하면서 초식공룡을 잡아먹는다. 물론 자신이 정을 준 상대는 잡아먹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하토가 육식을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초식공룡의 입장에서는 종족의 생존을 위해 타당한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육식을 하는 하토가 악인이라는 입장도 아니다. 이 역시 생존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영화 중후반에 등장하는 페로페로를 잡아먹으려 했던 육식공룡을 생각해보자. 그 역시 생존을 위해 페로페로를 공격했으나, 결론적으로 하토에게 먹히는 비극을 맞이했다. 어린아이의 시각에서는 이 조연이 악하고, 하토가 선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다면 하토는 무조건적으로 선한 인물인가? 다시 말해 자신의 영역이 아닌 곳에 침범해서 마음대로 사냥하고 동족에게 상처를 입힌 하토를 선하게 볼 수 있는가? 결론적으로는 내가 단정 지을 수 없는 문제다. 하토 역시 나름의 생존을 위해 자신을 단련하고 사냥한 것이기 때문이다. 어느 날 하토는 알 하나를 발견하고 ‘고 녀석 맛나겠다.’ 라고 말하며 알을 먹으려 한다. 하지만 알이 깨지면서 그 속에 있던 우마소가 하토를 아버지라 칭하며 따라서 잡아먹지 못한다. 아마 하토는 우마소를 보며 자신과 어머니 사이를 떠올린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하토는 우마소를 위해 적당한 시기를 찾아 우마소를 떠나 보내려한다. 하지만 우마소는 초식공룡이고, 혼자인 어린 초식공룡은 육식공룡의 손쉬운 먹잇감이다. 결국 하토는 우마소가 죽을 고비를 넘기기 직전 우마소를 구해내고 영원히 함께 하자 한다. 하토는 선한 인물인가 악한 인물인가? 우마소를 살렸으니 선한 인물인가, 우마소를 위험에 빠지게 했으니 악한 인물인가. 그렇다면 우마소를 공격한 곤저 무리는 선한 인물인가 악한 인물인가. 그들을 먼저 공격한 것은 우마소이니 우마소가 악한 인물인가?

  하토는 결국 동족에게 해를 입혀 족장 바크에 의해 영역에서 쫓겨난다. 사실 영화 속에서 바크는 하토의 아버지라고 암시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크는 족장으로써 하토에게 다시 돌아오면 죽이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하지만 하토는 달걀산이 터져 초식공룡 무리, 정확히는 어머니와 라이토가 위험해질 수도 있다는 것을 듣고 결국 돌아온다. 그 과정에서 곤저를 죽이게 되고 그 결과 바크와 하토는 싸우게 된다. 하지만 바크는 하토를 죽일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죽이지 않는다. 하토를 쫓아낸 바크는 악한 인물인가? 그렇다면 하토를 살려준 바크 역시 악한 인물로 보아야 하는가? 바크는 종족을 위해서 하토를 죽였어야 했다. 살려두면 예전과 같은 일이 일어나지 말란 보장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토를 살려달라는 어머니의 말에 바크는 하토를 위한다면 고기를 먹였어야 한다는 말을 남기곤 하토를 살려준다. 바크는 족장으로써 부정을 저지른 것이다. 하지만 아버지로써는 훌륭한 선택을 한 게 아닐까.

  이 영화에는 선과 악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 모두 생존을 위해서라면 당연한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수님이 이 영화를 단순히 아이들의 관점으로만 볼 수 없는 것이라 말씀하신 것 같다. 모든 인물들의 행동에는 이유가 있었고, 각자 사정이 존재했다. 그러므로 이들을 선과 악의 이분법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이번 비평문을 쓰는 과정에서 이전까지 주인공은 무조건 착하다, 주인공을 힘들게 하는 인물들은 무조건적으로 악하다고 생각했던 나의 인식이 바뀌었다. 그리고 영화를 다각적, 심층적으로 보는 시각을 기르게 된 계기를 마련한 것 같아서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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