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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영화였다

by 김유섭(경정09) posted May 29,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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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영화였다

 

2009360328 김유섭

 

이 영화는 빚에 시달려 자살하려하는 한 남자가 한강에 뛰어들면서부터 시작된다. 그 남자는 강물에 휩쓸려 한강의 무인도 밤섬이라는 섬에 표류하게 된다. 밤섬에서 쓰레기를 주워가며 처음으로 자신만의 집도 갖고 나름대로의 섬의 생활을 시작해 간다. 한편 3년 동안 방에 처박혀 인터넷만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여자가 있다. 여자는 우연히 밤섬에 표류중인 남자를 발견한다. 여자는 남자의 “HELLO” 라는 메시지에 답하기 위해 헬멧을 쓰고 3년 만에 집을 뛰쳐나온다. 서로의 메시지를 주고받다가 남자의 “WHO ARE YOU?” 라는 물음에 결국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고 다시 자신만의 세계로 돌아간다. 하지만 태풍이 몰아쳐 남자는 다시 모든 걸 잃게 되고 남자는 환경정화를 위해 밤섬에 찾아온 남자들에 의해 섬에서 쫓겨 섬을 나오게 된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여자는 처음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낸 채 밖으로 나오게 된다. 여자는 남자를 열심히 쫓아가지만 남자는 자살하기 위해 63빌딩으로 향한다. 하지만 그때 민방위 훈련 사이렌이 울려 결국 여자는 남자가 탄 버스를 잡아타고 남자에게 자기를 소개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허무맹랑한 스토리에 역시 영화는 영화라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자살을 하려 한강에 찾아간 남자가 어쩌다 밤섬이라는 곳에 표류하게 되어 그곳에서 남자는 자살하지 않고 자신만의 삶을 찾아간다. 여기서 우선 이 남자의 무한한 생명력에 감탄하게 된다. 이 정도의 집념이라면 현 생활에서 2억의 빚도 언젠가는 충분히 갚을 수 있으리라고 본다. 물론 무인도에 갇혔다는 특수한 상황으로 인하여 벌어진 일일수도 있으나 자살하려던 남자가 보여주는 생명력이라고 믿기에는 충분치 못한 것 같다. 또한 물고기와 새를 잡아먹으며 몇 개월이 넘는 삶을 유지해나간다. 쓰레기와 부서진 오리 배를 주워 자신만의 집으로 만들어 쓰고 땅을 일궈 새의 똥에서 나온 씨앗들로 작물을 키우기도 한다. 정말이지 황당한 생각이다. 물론 한강이라는 특수한 장소에서라서 벌어질 수 있는 상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역시 어이없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하지만 영화 곳곳에 보이는 이런 귀여운 상상은 꼭 욕할 수만은 없을 것 같다. 여자가 집을 나갈 때 경비실 아저씨와 마주치지 않기 위해 태엽로봇으로 아저씨의 주의를 끈다던지 여자가 남자를 위해 밤섬까지 자장면을 배달시킨다던지 실제로 일어나기 힘든 이러한 상상은 역시 영화에서가 아니면 보여줄 수가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또 이러한 상상이 주는 재미들 웃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마지막 엔딩 장면이었다. 폭풍으로 흘러간 오리배가 표류하고 있는 장면이었다. 넓디넓은 바다에 오리 배 한척이 표류하고 있는 장면은 마치 두 남녀가 섬과 방에서 나와 넓은 사회로의 발걸음을 뜻하는 것 같았다. 왠지 그 오리 배를 보면서 영화 속의 두 남녀도 오리 배처럼 넓은 바다를 침몰되지 않고 무사히 함께 항해를 해 나갈 수 있었으면 하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마냥 기존의 코미디 영화를 생각하고 한바탕 웃을 생각을 하고 영화를 보러 들어갔는데 예상과는 달리 너무 많은 내용을 담고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니었지만 영화 내내 두 남녀의 순수하고 엉뚱한 행동에 기분 좋아지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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