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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봉의 한계

by 이요섭 posted Apr 10,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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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때 서편제를 책으로 읽었던 적이 있다.

책의 내용과 영화의 내용이 많은 차이는 었었기에 내용에 익숙하여 영화를 좀 더 자세하게 볼 수 있었다. 책과 영화의 다른 점은 송화가 누나라는 점과 송화가 주막에서 가정을 RN려 딸까지 낳았다는 점이다.

영화는 1960년대 초 전라도 보성 소릿재 배경으로 동호의 소릿재의 한 주막 주인의 판소리를 들으며 회상에 잠기면서 시작된다. 마을의 한 대갓집의 잔치에 소리꾼 하나가 불려왔다.

그 소리꾼이 바로 유봉이다. 유봉은 대갓집에서 소리를 하다가 금산댁을 만나 같이 살게 된다. 금산댁에게는 아들 동호가 있었고 유봉에게는 수양딸 송화가 있었으나 그 둘은 곧 오누이처럼 친하게 지내게 되었다. 그렇게 새로운 가정이 시작되지만 곧 금산댁이 출산을 하다가 죽으면서 가족에게는 불행이 시작된다.

유봉은 동호에게는 북을 송화에게는 소리를 가르친다.

동호와 송화는 북과 소리를 무척 엄하고 심하게 가르침을 받으며 고수와 소리꾼으로 자라난다. 그러나 돈벌이가 되지 않는 궁핍한 소리꾼생활에 동호는 도망을 치게 된다.

동호가 도망가버리고 송화밖에 남자않은 유봉은 송화의 소리를 위해 다른 사람의 씨암탉 까지 훔쳐서 송화를 먹이기까지 한다. 여기에서 유봉의 성격을 볼수 있다. 유봉은 씨암탉을 훔친 걸 주인에게 들키고 마는데 주인에게 심하게 맞으면서도 주인의 욕설소리가 우렁차다면서 ‘그놈 소리하면 참 잘하겠네’ 라는 말을 하는 대목에서 이다.

이 부분에서 유봉의 소 리에 대한 열정과 집착이 보인다.

피나는 노력과 유봉의 열정적인 가르침속에서 송화의 소리실력은 날로 늘어가지만 유봉은 송화의 소리에 완전히 만족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날, 유봉은 약재상에서 눈을 멀게하는 약을 사고 그 약을 탕약에 달여서 송화에게 먹일 결심을 한다. 송화의 눈을 멀게하여 송화의 소리에 한을 심어주려는 의도였다. 송화는 그 탕약을 왜 마셔야하는지 의아해하며 탕약을 마시는것을 주저하지만 곧 유봉의 뜻을 알았다는 듯이 체념을 하고 탕약을 마시기 시작한다.

그렇게 송화의 눈은 점점 멀어가고 유봉은 장님이 되어버린 송화를 정성으로 돌본다.

눈이 멀어버린 송화의 소리에는 유봉이 바라던 한이 실리게 되었지만 유봉은 송화의 눈을 멀어버리게 한 죄책감을 느끼며 살아간다. 유봉의 임종 날, 유봉은 송화에게 자신이 한 짓을 고백하고 자신을 용서해줄것 을 부탁한다. 그리고 송화의 마음속에 있는 한을 잘 다듬으라고 말한다. 한에 사로잡히면 제대로 된 소리를 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송화는 대답이 없다.

몇 년이 지나고 동호는 유봉과 송화를 두고 떠나간 죄책감을 느끼며 그 둘을 찾아 수소문 하고 다닌다. 예전에 유봉과 송화가 살던 집을 찾았으나 이미 유봉은 죽고 송화는 목적지 없이 길을 떠난 후였다. 또 다시 수소문 끝에 동호는 어느 주막에서 가정을 꾸리고 있는 송화를 만나게 되고 그 둘은 밤새도록 불을 치고 소리를 하며 회포를 푼다.

그 둘은 북을 치고 소리를 하는 것 외에는 아무말도 나누지 않았지만 서로가 동생이고 누나임을 알았다.

그 다음날 아침, 동호와 송화는 인사도 없이 헤어지고 머지않아 송화도 딸을 앞세워 다시 길을 떠난다.

난 서편제에서 유봉이 송화에게 한을 심어주는 극단적인 행동을 볼때 마다 화가 난다.

그것은 소리에 대한 장인정신이라기 보다는 소리에 대한 집착일 뿐이다.

그에겐 소리에 대한 열정은 있었지만 그것을 표출하는 방법이 잘 못 되었다.

다른 방법으로 송화에게 한을 심어줄 수는 없었을까?

자신조차 최고의 소리꾼이 아니였다면 다른 방법으로 최고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

난 이것이 유봉의 한계이자 그 당시 소리꾼들의 한계라고 본다.

송화는 피해자일 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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