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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없는 영혼의 아름다운 절규와 울림이란

by 김승우 posted Apr 09,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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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없는 영혼의 아름다운 절규와 울림이란



2009360337

김승우





 서편제, 기교와 애절한 정한을 중요시하는 판소리의 한 종류이다. 영화 서편제는 이 판소리를 배경으로 만든 작품이다. 서편제는 한 소리꾼의 고통을 잘 보여주는 영화다. 민족의 소리가 점점 사그러드는 현실을 반영하였다. 이런 세태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의 대사에서 잘 찾아볼 수 있다. 그림을 배우면 먹고 살 수는 있다는 그의 말에서, 땅에 떨어진 판소리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다. 날카로운 해학과 풍자, 곧 소리나 놀이의 화살은 양반을 향하기 마련이다. 양반에 대한 우회적인 공격을 통해 피지배층의 억압감을 표출하는 것이다. 그러나 조선후기에 들어서면서 양반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였다. 평등 사회가 이루어지며, 수직관계가 없어졌다. 자유 민주주의가 자리잡으며 자연스레 계급간의 갈등도 없어졌다. 이것이 판소리나 마당놀이의 쇠퇴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서편제를 책과 영화로 둘 다 접해보았다. 중학교 때 국어숙제를 하느라 읽었고, 영화를 본 것은 고등학교 때였다. 각색을 하는 중에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점이 있다. 책에서는 소화(여주인공)을 동생으로 설정해 놓았는데 영화에서는 소화가 누나가 되었다는 점이다. 각색을 하는 과정에서 남매 지간을 바꾸어야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었을까? 영화의 마지막 부분을 보면 남매간에 소리를 맞춘다. 동생이 북을 치고 누나가 소리를 하고. 어렸을 때부터 같이 배운 남매는 서로의 소리를 곧바로 알아차린다. 그러나 동생은 그냥 떠나버린다. 친구들과의 이야기를 해보았는데, 누나의 한을 남겨두기 위해서 동생이 그냥 떠나버린 것이라고 한다. 한을 남겨두어 누나의 소리를 유지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각색을 하는 중에 남매의 위치를 바꾼 것이 감독의 의도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가부장적이고 남성이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를 차지하는 사회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바로 가족이다. 효를 으뜸으로 치고, 형제나 남매간의 우애를 그다음으로 친다. 나는 누나의 큰 성장을 위해서(돌아가신 아버지의 유언을 짐작하고 있었겠지만) 떠난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인상적이었던 점은 조기교육의 모습이다. 어린 나이에 아이들을 모아놓고 철저한 교육을 시키는 것에 우리나라의 교육 역사를 찾아볼 수 있다. 아직 전문적인 기술을 배우기엔 어린 아이들을 모아놓고 철저히 직업적인 훈련을 시키는 것, 이런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린이들을 모아놓고 교육시키는 곳은 사회성을 가르치는 것으로 그 역할을 다한다고 본다. 아이들에겐 기본적인 인간의 모습을 갖출 수 있는 인성교육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이들 시기에 받는 전문적 훈련은 딜레마가 될 뿐이다. 심지어 공포심을 가질 수도 있다. 예술에 천재적 재능을 타고난 아이들은 조기교육이 그 재능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다. 그러나 범인들을 혹독히 조기 교육하는 것은 사회 부적응 인간, 히키코모리가 될 확률을 비약적으로 증가시킨다. 또한 능력대로 대우받는 것에 익숙해진다면? 자신의 특출함을 보여주기 위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정한 인간으로 성장할 것이다.


 한을 불어넣기 위하여, 딸의 눈을 멀게 한 아버지의 행동은 상식이하의 행동이라고 본다.

아무리 소리가 중요하고 소리를 전수한다고 하더라도, 사람은 자신의 미래를 결정할 권리가 있다. 딸의 의견은 듣지않고, 자신의 소유물처럼 다룬 아버지의 행동은 잘못이다. 그것에 아무런 저항을 하지 못한 딸은 구시대적 유물의 희생양이다. 득음의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 산에 올라가 목이 터지도록 소리를 하던 딸의 모습과 겹쳐진다.



 요즘의 젊은이들은 우리 전통 문화에 별 관심이 없다. 따분하고 지루한 것이라 생각한다. 나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영화의 첫 부분에 나온 피리소리는 아주 멋있었다. 그 악기를 소금이라고 하던데, 소리가 아주 예뻤다. 꽃들과 어우러지며 소리가 피어나는 듯 했다. 이렇게 멋진 악기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에 홀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지금까지 잘못 생각해왔구나.



 뭔가에 미친 듯이 빠진다는 것.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미치지 못하면 최고가 될 수 없다. 고통이 없으면 얻는 것도 없다. 고통 없이 무엇을 얻는다 해도, 그것은 빈 껍데기일 뿐이다. 눈과 바꾼 소리, 그로 인해 득음의 경지에 이른 것이다. 비록 그것이 자의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몸의 일부분을 내놓을 정도까지 확고한 신념과 각오가 없다면 최고가 될 수 없다. 쉽게 시작하고 쉽게 포기하는 요즘 학생들이 본받을 만한 자세다. 풀밭에서 나왔던 노래, 소리길이 아직도 귀에 맴돈다.

Commen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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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정욱 2009.04.12 22:52

    승우....... 소화가 아니라 송화 인것같지않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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