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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2

고전문학과 현대문학

 

16.11.30(수) 성창순 창본 심청가 영상 리뷰/2011260031 국어국문학과 김선명

 

두 차시에 걸쳐서 심청가 공연 영상을 감상했다. 일단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지금까지 살면서 판소리 문화에 대해 눈으로 읽고 대략적으로 아는 것이 전부였는데, 확실히 그 상태로 보기에는 판소리가 너무 어려운 문화 매체라는 것을 깨닫는 시간이었다. 만약 대본이 없었다면 중간에 아니리 부분을 제외하고는 그 어떤 것도 알아들을 수 없었을 것이다. 대본을 보면서 어렵사리 끝까지 따라갔는데, 후반부 즈음에는 소리를 하시는 분께서 어떤 느낌으로 어떤 분위기를 만들어 가시는 건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느낀 점을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볼 수 있는데, 첫 번째는 판소리 자체의 특징에 대한 부분, 두 번째는 판소리로서의 <심청가>를 보고 들으며 느낀 부분이다.

판소리라는 장르에 대해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창을 하는 개인의 해석에 따라 같은 작품이라도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개인 간 차이뿐만 아니라 한 사람이 열 번 공연을 하면 열 번 다 다른 작품으로 탄생할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생략도 첨가도 창자의 몫이기 때문에, 듣는 사람들도, 창자도 매번 작품을 새로운 관점으로 대할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또한 대목에 따라 노래를 부르는 조가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을 보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를 구성하는 데는 물론, 공연을 하는 시간 중에도 상당한 노력이 요구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충분히 숙련된 전문가들이겠지만, 창자와 고수가 너무 힘들어보였다. 또, 무대에서 공연을 해야 하는 이유도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 노래와 대사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연기가 함께 동반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두 번째는 판소리로서의 <심청가>에 관한 내용이다. 이 영상을 보기 직전에 <심청전> 완판본을 모두 읽은 상태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완판본의 구성과 판소리 <심청가>의 내용을 비교하며 감상하게 되었다. 가장 먼저 특이하다고 생각된 것은, 판소리라는 장르의 특성에서 기인한 것이겠지만, 완판본 강독을 진행하면서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느낀 부분들을 판소리에서는 굉장히 힘주어 짚고 넘어간다는 점이다. 완판본을 읽으면서 주로 주인공인 심청, 심 봉사의 대사나 감정 표현에 주목하고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건, 배경을 묘사하는 대목에서 길게 늘여서 표현한 타령이나 사설은 휙휙 넘어갔던 기억이 있었다. 그러나 판소리에서는 그런 대목들이 창자가 공연을 진행하는 데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 사용되고 있었다. 판소리라는 것 자체가 듣고 보는 것을 통해 즐길 거리라는 것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완판본에서 중요하게 짚고 넘어갔던 사건들은 판소리에서는 ‘아니리’를 통해 이뤄졌는데, 이 부분을 통해 창자와 고수는 한숨을 돌리고, 공연을 관람하는 사람들에게는 지금 이야기가 어디까지 흘러왔는지를 차분히 설명하는 느낌이었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창자가 힘을 주어 노래하는 부분에서는 정말로 대본이 없었으면 온전히 알아듣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부분인지 파악하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았던 것은 아니리 덕도 있지만, 창자가 그 대목이 갖는 분위기를 매우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설프게나마 창자의 소리를 따라가면서 완판본과 다른 내용들로 구성된 대목도 몇 차례 들을 수 있었다. 눈에 띄게 달랐던 부분은 황 봉사의 존재인데, 완판본에서는 애초에 반(半)맹인이었던데 비해 판소리에서는 완전한 맹인이었다가 나중에 모든 맹인들이 눈을 뜰 때 죗값으로 한 쪽 눈만 뜨게 된다는 대목이었다.

전체적으로 판소리를 들으면서 완판본과 가장 다르게 보였던 점은 심청이나 심 봉사의 대사 또는 그들이 등장하는 장면의 묘사였다. 심청이 인당수에 빠지기 직전의 대목이나, 심 봉사가 방아 타령을 하는 대목, 심청과 심 봉사가 3년 만에 재회하는 대목 등을 들으면서 감정의 표현이라는 것이 같은 내용을 가진 작품을 전혀 다른 것으로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느꼈다. 더불어 심청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다른 형식의 문화 컨텐츠를 접해보지 못했기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심청의 슬픔을 목놓아 표현할 수 있는 판소리만큼 심청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에 효과적인 문화는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더불어, 아는 만큼 보이고 들린다는 사실을 체감하는 데에도 판소리만큼 효과적인 매체는 없다고 느낀 시간이었다.

  • profile
    비맞인제비 2016.12.01 10:55

    연창자와 고수 그리고 관객에게 완창이라는 형식은 분명 고된 것입니다. 그래서 너무 완창만 추구하는 문화를 폭력적이라고 지적하는 분들도 많아요. 어린 학생들부터 너도 나도 완창의 완수에만 매달리고 또 그걸 사회적으로 인정하는 분위기가 한참이나 이어졌었죠. 물론 완창을 통해서만 맛볼 수 있는 매력들이 있기는 해요.

  • ?
    김선명 2016.12.07 17:10

    확실히 어린 학생들이 성인 창자들처럼 완창을 한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고된 일일 것 같기는 합니다.

     

    궁금한 게 두 가지가 있었는데요!

    첫 번째는 '완창'이라는 형식이 있다고 하면, '분창'도 있나요? 예를 들면.. 심청전에서도 중요한 대목이 몇 가지 있을텐데, 그런 부분만 따로 떼서 공연을 하기도 하는 걸까요?

    두 번째는, 창자에 따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들이 다를텐데, 완창을 완수하고 사회적으로 그것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고 한다면 아마 특별히 인정해주는 구성도 따로 있었을 것 같은데, 혹시 그런 바이블 같은 구성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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