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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증의 y군

by 風雲公子 posted Mar 08, 2008

로봇들을 비롯하여 이곳에 들어오는 사람들도 많거니와,
혹여나 y군과 관련된 사람이 들어올까 염려되어, 비밀글로 쓰려다가,
그냥 나답게, 적당히, 모호하게(?) 쓰기로 나와 내가 합의함.
(여기에서 y군은 사람은 아니야. 장소이기도 하고, 공간이기도 함)
그렇다고 누군가에게 상처를 남기고, 무언가 드러내려는 것도 아니고.
또한 여기 잡기장은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는 게시판'으로 규정하고 있으니까.
뭐든간에 쓸 수 있겠지...
y군에 대해선 아무런 감정이 없어. 그렇다고 y군에 대해서 함께 말해보자는 것도 아니고.
다만, y군에 대해서, 정확히 말하자면, 이력에 대해서 알아보다가, 약간의 단상이 들어 잡기해 보려는 것일 뿐.
(그렇게 본다면, 신경증은 y군의 것이 아니라, 내 것이라는 생각이 듦)
이번 달, 처음 y군에게 갔을 땐. 일종의 궁금함이 앞섰어.
y군의 사람들 중 같은 관심을 둔, 사람들이 분명히 있을 진대,
그동안 어디서건 y군의 '사람들'은 본 적이 없었어..
물론 그러한 이유는 몇 해 전, 선배에게 y군의 사람들에게 일어난 사건을 들은 적이 있어서 대강 알고 있었지만...
(정말 대강 들을 수밖에 없었고, 나또한 대강 기억하는 건. 쉬쉬해야만 하는(?) 분위기나 스스로 나와 무관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거야)
의외로 y군을 만나러 갔을 때, 처음 놀란 것은,
내가 그의 사람들과 이번 한 학기동안 함께 있어야 할,
그곳이 내게 12년 전 火傷과도 같은 기억을 주었던 바로 그 장소라는 것.
그리고 y군의 사람들(같은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보니, 
y군의 거대한 체구, 기억의 강도, 기대치에 비해 너무나 초라해 보였다는 것.
그들과 '같은 관심'에 대해 잠시 토론도 해보고, 이야기도 들어봤는데, 뭐랄까.
y군의 그들은 '겨우' 이건가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건 내가 우월하다는 것이 아니라. 닫혀있음의 그 무엇 때문에.
그리고 5일이 지난 오늘 새벽.
y군의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너무 궁금해졌고, 그 이력을 따라,
몇 해 전 기사들을, 블러그에 남아있는 흔적들을 읽게 되었어.
y군의 m,k,l의 대립(대립이라는 말보다, m을 쫓아내려 하는 일방적 폭력), 
그리고 나와 같은('유사한'이 더 맞겠지만..) 관심을 가졌던 사람들(지금의 내 또래였을)의 운명을 읽었어.
하필 며칠 전 k군의 s에게서 이태 전인가, y군의 m과 나눈 이야기의 내용들도 떠올랐어.
k군의 s는 y군의 m이 천재(k군의 s의 기준에 의하면)는 아니지만, 불쌍하다고 했어.
k군의 s에 의하면,
y군의 m은 k와 l과 나이는 비슷하지만, 2년인가 일찍 y군에 들어왔고,
학위논문도 일찍 써서 k와 l의 학위논문을 도와주기도 했고,
특히 l은 90년대 m이 곤경에 빠졌을 때, m을 지지하기도 했었다고...그리고 l은 y군에 입성할 수 있었다고...
한마디로 y군의 m은 지후배들에게 뒤통수를 맞은 거라고...
그리고 m과는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k와 l에 반발한 당시 내 또래였을 y군의 사람들은 모두 y군을 떠났다고...
5일 전 내가 만난 y군의 사람들에게 느낀
초라함과 닫혀있음은 그러한 배경 때문이겠지. 그들을 짓누르고 있는.
현실은 공평할 수는 없다고 인정은 하겠지만, 공정은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그리고 현실을 빗겨 '대강'만 알고 싶어하는 어떤 욕망도 들기도 하고.
y군에 가면, 우연히 길가에서 m과 마주쳤으면 좋겠어.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겠지.. 커피라도 한 잔 하자고 하고 말하고는 싶어져.
y군에 대해 참 복잡한 생각이 들었어...
보이지 않는 위협적이고 치명적인 것들에 대해서도.

Comment '9'
  • profile
    하늘지기 2008.03.09 00:36
    변비인 m을 위해 고구마를 싸들고 가렴. 장미 한 개피를 얻어 피울 수 있을 거야
  • ?
    깜장고양이 2008.03.10 10:26

    공자님의 글을 이해하려면 암호해독이 필요할 것 같아요...ㅎ;;;
    의도된 글이었다면 성공하신듯..
    공자님 행복해지세요~ ^^

  • ?
    風雲公子 2008.03.12 00:26
    편집증인가. 『사라를 위한 변명』이라는 책을 빌렸어. 알아볼려나? 그 책에 스몰 "y"라고 씌여 있어. 그렇다면 y군을 염두에 둔 나름의 기표인가? 월요일 그와 마주쳤어. 마치 예비발표를 마친 후의 그런 눈빛이었어. 이미 내가 같는 감상 때문일까? 나름 치열했나봐. 싸우는 사람은, 싸움 이후의 사람은. 존경해 주어야 해...
  • profile
    하늘지기 2008.03.12 01:26

    다음 주에 y군이나 보러갈까...

  • ?
    風雲公子 2008.03.12 01:42

    그의 눈에서, 잠깐 마주친 그의 눈에서. 내가 아무리 ... 어찌 됐던. 결국 종착점은 그 눈빛이라는 확신(?)이 들어 침울했을 뿐..『사라를 위한 변명』위에다 그는 왜? 소문자 와이를 썼을까. 아직까지 고민 중.. 내가 선견지명이 있나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나도 시골에선 천재라는 소리 많이 들었는데 말이지...치이다, 치어다 지면.. 결국 그런 탈속세적인 눈빛을 가지게 되는지..무언가? 치닫는 것은, 열중하는 것은. 또 시대란. 또 의리란. 결국... 탁하게 만드는 것인가? 그럴 바에는... 눈여겨 본 사람은 없을거야. 난 그런 거 잘 찾거든. 『사라를 위한 변명』위에 소문자 와이란... 참. 와이군스러워... 소심쟁이 m. y군의 m은 그리 게우고 지친 듯. 월요일과 수요일에 y군에 있을 거라고 정보를 주었어... 슬픈 건. 나와 다르다는 것. 休~

  • ?
    깜장고양이 2008.03.12 08:52
    y군과 m이 궁금해지네요;;;
  • ?
    風雲公子 2008.03.13 21:07
    어제 일본의 y(일명 와!쎄다!)군 문학연구과 박사과정에 있는 학부때 동기를 만났습니다. 일본의 y군과 일본의 y군은 아주 친하여, 한국의 y군 사람들이 일본의 y군에 자주 건너간다고도 하더이다. 자연스레 공통사를 이야기하다가 일본의 y군에 놀러왔다던(?) 한국의 y군 사람들에 대해 듣게 되었습니다. 그 한국에서 온 y군 사람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며, 그 친구 또한 m에 무척이나 부정적인 생각만을, 표면만을 보고 판단하고 있어서. 내가 무슨 대변인이 되는 냥. 한참 설명을 했었습니다. 수업관계로 라깡을 읽다가.. 그 '욕망'이라는 단어. 개념에 눈이 멈추어 집니다. 채워질 수 없는 결여. 나의 욕망은 타자의 욕망! m이 참으로 불쌍해 집니다. 물론 그런 느낌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겠지요. 오히려 내가 더 불쌍할 수 있으므로... 다음에 y군에 가면 장미를 태우는 m을 꼭 봐야 겠습니다.
  • profile
    하늘지기 2008.03.14 00:52
    너 또 시작했구나...
  • ?
    風雲公子 2008.03.14 01:17

    하늘지기님은 또 우려하시는 구나! 아까 어제 하늘지기님과 음주하신 분과 이야기 하면서 쓴 글인데. 어제 하늘지기님도 ㅋㅋㅋ 몇 건 하셨다죠? 불가능한 말이겠지만. 풍운공자라고 닉네임을 정할 때, 이미 스스로와는 다른 타자이고 싶었습니다요. "또 시작"하고 반복할 정도의 광기는 소모한 듯. 그래도 "또 시작"한 것이겠지요. 하늘지기님과 다르게, 저는 m을 나이든 큰 외삼촌처럼 보려 합니다. 외삼촌도 장미를 좋아하셨으니깐. 이번 학기엔 바람이 많이 들 듯합니다. 심해어의 부레가 커지면, 부상하여 터질 텐데.. 으레 그리 작동되는 게. 공부가 아닌가 생각도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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