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산기

by 촌사람 posted Aug 05,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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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기님은 산 좋아하세요?
일전에 말씀드렸듯이 며칠동안 산에 다녀왔습니다.
닷새를 생각하고 갔었는데 그 하루를 못채우고 나흘만에 집에 돌아왔습니다.
텐트며, 먹을 거 살림살이 한 짐 잔뜩 지고 산을 쏘다니는 거지요.
이 더운 한 여름에 맨몸으로 산을 올라도 힘든데 초등학교 2,3학년 애 하나를 업고 그런다고 생각해보세요. 애라면 힘들땐 걷게라도 하겠지만 이 눈치코치도 없는 배낭이란 물건은 내가 손대지 않으면 까딱도 안합니다.
그러니 산을 오를때는 숨이 턱에 차고 땀이 비오듯 합니다. 제가 보통 사람보다 훨씬 땀을 많이 흘리거든요. 타월이 땀에 젖어 몇 번씩이나 짜야하고요. 티셔츠도 타월만큼 자주는 아니지만 그래야 합니다. 안그러면 땀이 다리가랭이를 타고 등산화 안에까지 들어갑니다. 며칠을 이러고나면 땀 냄새가 몸에 배이는 것 같습니다.
어제는 산에서 내려와 비누질까지 해서 몸을 씻고 새옷으로 갈아입었지요. 제 코에는 상큼한 비누냄새만 났는데 버스를 타니까 기사 양반이 인상을 쓰더니 틀고 있던 에어콘을 꺼버리고 모두 창문을 열라는거에요.
집사람 이야기도 그 냄새가 한 일주일을 간답니다.
냄새나는 이야기를 너무 길게 했습니다.
운동한 다음 샤워하는 기분 말씀하셨지요?
그렇다면 산에서 그 얄궂은 짓하다가 그 꼴이 되어 내려와 샤워하는 제 기분도 아마 짐작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낮은 곳으로 내려오니까 날씨가 많이 덥네요.
시원한 여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