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떠났다

by 하늘지기 posted Aug 28,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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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본 적도, 이야기를 나누어 본 적도 없는,
그렇지만 마치 언제 명절날 같을 때에 만났던 것만 같은 사람들이 있다
글로써, 공연으로써, 혹은 그 소문만으로도 그런 사람들이 있다
내게는 이주일이라는 사람도 그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상징적인 이름을 대면서 진행되어야 하는 게임을 할 경우,
나는 대부분 '이주일'을 닉네임으로 사용했다
너무도 어설픈 수지큐 흉내였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아주 어울린다고 보아 주었다
우스꽝스럽고 어설프게 생긴 내 외모까지 비슷하다고 하기도 했지만, 솔직히 그건 끝까지 아니라고 우긴다 훗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서태지가 온통 감성을 사로잡고 있을 때에 모든 젊은이들이 노래방에서 서태지 메들리를 했던 것처럼
이주일이라는 이름은 그것이 필요한 상황에 있어서는 그 나름대로의 오토매틱한 감성적 매체인 것이다

하지만 사실 좀 미워하기도 했다
떠나기 얼마 전부터 그가 벌였던 금연캠페인이
그렇지 않아도 구박덩어리인 나같은 애연가들을 범국민적인 차원으로 곤란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늦었지만 그 철없는 투정에 대해 사과를 드리고 싶다

아직은 담배 끊을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지만,
이주일, 그 위대한 상징체에 대해 깊은 경의를 표하며
그 자신의 보람으로 채워져 있을 좋은 나라로 떠나시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