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대포를 맞은 새벽...

by 風雲公子 posted Jun 01, 200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새벽 발표문을 쓰다가 오마이뉴스 인터넷 중계를 보니 짜증감과 함께
"욱"하여, "이런 미친..."하고 광화문에 갔었습니다.
저보다 어린 아해들도 많고, 어르신들도 몇 분 있었고.
인터넷방송에서 본 것처럼 저 쪽 맞은편 전경버스에서는 물대포를 발사하고 있더군요.
두어 시간이 지났을려나..
늦은, 아니 이른 시간에 귀가하는 사람들이 생기고
대오가 조금 느슨해지자, 공격형 전경(달걀형 방패를 든)들이 전면 배치됐습니다.
아... 이제 강제 해산시키려는 구나.
남은 사람들과 서서히 뒤로 후퇴하려는데, 아니나 다를까.
전경들이 우루루 앞으로 달려왔습니다.
몇몇이 잡혀가는 것을 보았고.
저도 잡혔던 손을 빼내다가 전경들의 방패에 어깨가 긁혀 멍이 들었어요.
용케 잡히지 않아 다행입니다.
군대에 다녀오고 전경들에 대한 시각이 많이 바뀌고 군생활의 짜증스러움은 이해하게 되었지만.
일부 물대포를 쏘면서 히죽히죽 웃는,
방패와 곤봉을 휘두르는 진압을 하면서 신난, 고놈의 어린놈의 자슥들의 얼굴이 자꾸 떠오르네요.
아무리 철없는 스무 살 무렵이고, 상명하복할 수 없는 처지지만. 
썩을 놈들이라는 말이 튀어 나오네요.
약을 한 것인지... 자기 부모동생형같은 사람들한테... 히죽거리며 폭력을 일삼다니.

10여 년 전과 비교해 보면. 참으로. 시위대는 인내심이 강해진 것 같습니다.
저는 보도라도 깨서 던지고 싶은 충동을 참기 어려웠는데...
아마 그런 일이 발생하면, 걷잡을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겠지요.
앞으로 시위대에 대한 진압이 이런 식으로 간다면,
곧 사수대와 같은 전조가 꾸려지고 꽃병과 빠이가 재등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야말로 전민항쟁이 도래할지도.
세상에 바뀐 것이 있다면. 민중 혹은 시민뿐이 아닌가 합니다.
귀를 막고 듣지 않는 mb나
똘아이 조갑제와 같은 놈들이 아직도 설쳐대는 세상.

집에 돌아와 찢어진 티셔츠는 버리고. 학교에 올라와 다시 흥분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