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중반에 서 계신 우리 어머니가,

by 아이리스 posted Aug 21,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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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인 선생님의 노래가 흘러나오자
"아이고 이렇게 존 노래가 어서 나온다냐?" 하십니다.
그러다 이상은씨의 대목에 가서는 "아이고 젊은 것이 구성지게도 부른다아" 하십니다.

월요일이 되면 가요무대를 보시겠다고 
채널을 고정시키신 채 초저녁 8시부터 기다리십니다.
가끔, 신세대 트롯 가수들이 나오면, "아이고 쟈들은 인제 고만 나오고 흘러간 노래나 불렀으면 쓰겄다'
하시고 가요무대가 끝나면 다음 월요일까지 언제 기다리냐며 연신 아쉬워 하십니다.

저는,
일 주일에 단 한 번, 돌아오는 어머니의 유일한 방송을 
드라마를 보자며 반 강제로 채널을 돌려댑니다.
어머니의 요구는 그렇게 양보 당해도 되는 줄 알았지요.
몹시 야박한 딸이지요?
오늘은 현인 선생님의 노래를 들려드리는 것으로
그간 내 횡포에 대한 용서를 구할 참입니다.

어머니께서는,
옆으로 비스듬히 누워 발가락 장단을 맞추시는가 싶으면
어느새 코를 고시고, 그러다 다시 발장단을 맞추시는 모습이
여간 재미있는 게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