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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피바캉스 후기 (까치형 등을 위한...)

by 하늘지기 posted Aug 11, 2002
목요일 밤,
우리들의 까페에서 전략회의를 열었다
결국 애초의 계획대로 남해로 가려는 꿈은 무산되고
동해 쪽으로 가게 되었다
그러나 동해에도 사흘내내 비가 내렸다

금요일 아침,
예상 외로 뚱은 약속시간에 맞게 우리집에 왔고
또 예상 외로 특공상병 길러는 한시간이나 늦게 왔다
덕분에 도로 정체시간을 약간 경험한 후
하나도 안 들뜨는지 잠만 자던 두 녀석을 태우고 강릉휴게소에 도착했다
휴게소에서 밥을 먹으면서 차후 계획을 짤 생각이었다
철저한 사전계획은 무슨 얼어죽을....ㅡㅡ 늘 이런 식이지...
강원도 최북단을 향해 가다가 땡기는 곳이 생기면 정착을 하려 했으나 그건 암만 생각해도 무리일 것 같았다
겨우 넷 밖에 안되는 인원이지만 사십명은 족히 모아놓은 듯이 이견이 분분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뻐삐가 밤 열시나 되어야 강릉에 도착하기로 되어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때 떠오른 소중한 인물,
군대시절 나의 작전장교였다가 지금은 강릉 근처에서 모부대 군수과장을 맡고 계신 서모 소령...
그 분의 안내에 따라 우리는 등명해수욕장이라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안인진과 정동진 사이에 있는 아주 조그마한 해수욕장...
가급적 조용한 곳을 알려달라는 나의 요구에 어느정도 맞는 듯 하고
바로 옆에 있는 정동진에 비하면 방값도 싸고... 뜨신 물도 나오고 ...
화끈하게 이틀치 방값을 계산했다

우선 주변상황을 파악해야 했다
비가 안 내렸다면 곧장 수영을 했을테지만 비는 물론 파도까지 높았다
우선 정동진을 한바퀴 돌고 써크루즈라는 어머어마한 리조트(?)에 갔다
뭔 입장료를 내란다... 뻐삐가 오면 다시 오기로 하고 회를 살 수 있을 항구를 찾아나섰으나
저녁시간이라서 여의치 않을 뿐더러 가까운 곳에는 그럴 만한 곳이 없다
숙소로 돌아와서 가까운 곳의 횟집에 있다 오겠노라고 말해두고
정동진의 피씨방(ㅡㅡ;;)으로 갔다...
그 사이 중요한 정보 두 가지를 접수했다.
1. 지금 주문진해수욕장에서 오징어축제가 열린다
2. 지금 정동진초등학교에서 독립영화상영회가 열린다
바로 우리의 다음 날 일정으로 계획되었다

시간을 때우고 돌아와 회를 주문했다
이른바 "등명스페샬".... 회비의 상당부분을 과감하게 투자해야 했다
회가 나올 즈음 뻐삐가 도착하고 있다고 했다
정동진역으로 마중나가 술과 각종 쓰끼다시 꺼리를 사고 숙소로 복귀...
그 후,
그냥 열라 떠들면서 다 묵고 잤다
사고 같은 건 없었다 후후

토요일 아침,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퍼붓는 건 아니었고 우리의 계획들이 거의 성사될 수 있을 분위기였다
썬크루즈로 갔다
두당 4천원의 입장료를 낸 것에는 무슨 관람이니 하는 이유가 없었다
두 마리의 군바리들이 복귀해서 오끼나와에 갔다왔다는 뻥을 치기 위한 사진자료를 만들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우습게 회비 만 6천원을 탕진하고 주문진을 향해 쐈다
우리 거기 가서 이벤트에 모조리 참가해서 오징어로 배터져 보자.... 대단한 각오였다
주무진 해수욕장 주차비 5천원...ㅡㅡ
비가 조금 내리긴 하지만 우린 수영을 해야 했다
삼각도 사각도 아닌 야릇한 수영복을 차려입은 길러를 앞세워 해변으로 나갔다
오...이렇게 쓸쓸한 축제가 있을 수 있나...
물에는 아예 발도 못 담그게 해놓았고
축제는 왕썰렁...
괜히 야바위꾼들 매상만 올려주고 돌아섰다
오는 길에 통일안보공원? 거기도 들렀었다
빗물이 미끄럽다고 비행기에는 오르지 못하게 해 놓았다
엉뚱하게 첨보는 사람들 사진이나 찍어주고 내려왔다
그 아래에 있던 잠수함 전시해놓은 공원은 당연히 그냥 지나쳤다

하지만 우리의 숙소 등명해수욕장은 달랐다
입수에 대한 통제가 어설퍼 보였다
다시 수영복장을 갖추고 파도가 사나운 바다로 뛰어들었다
나야 원래 파도가 클수록 신나지만, 제대로 물에 뜨지도 못하는 이 아이들이 불안했다
그렇지만 졸라 신나게 잘 놀았다
그러나 삽십분도 못 되어 라이프가드에게 끌려 나왔다
흠... 지난 번 해운대 바캉스에서도 동민이와 쪼니와 나는 끌려나왔었지
밤에는 해수욕장에 들어 갈 수 없다는 것을 그 때 알았더랬지

오징어 상품은 못 타왔지만 수영은 했으니
독립영화만 보고 오면 된다
보고 왔다. 끝 (자세히 설명하기 싫다)

삽겹살을 사들고 숙소로 복귀
구워서 맛있게 잘 먹었다
죙일 운전만 해서 그런지 피곤해서 먼저 누운 나를 두고 아이들이 무슨 모의를 한다
얼마 후 노래방을 가자고 깨웠지만
니들끼리 가라 하고 다시 잠을 청했다
노래방 가자는 제안을 거절하기는 태어나서 처음이었다...ㅡㅡㅋ
차키를 달라길래 줬지만 별 걱정 안했다 몇 시간 후에 그들은 무사히 돌아왔다

일요일 아침,
빗살이 현저하게 줄었다
오늘까지 여기 머문다면 땡볕 아래의 수영도 가능할텐데...
차는 어제 그대로 서 있었다
아침부터 이것들이 행군이 뭐 어땠느니 하는 소리를 그제서야 이해했다
빗속을 행군해서 정동진 노래방에 갔다온 모양이군...
차에서 우산을 빼려고 키를 달라고 했던 것이었다

하여튼 나름대로 흡족해하며 출발, 다시 시체들을 태우고 영주에 왔다
뻐삐가 제 고장 별미를 쏠 예정이었다
영주특산물(?) 생삼겹... 열라 맛있게 먹었다
뻐삐를 영주에 두고 꾸벅꾸벅 오다가 여주에서 커피 한잔
딱 한 잔이었는데, 반주로 먹은 쏘주가 가슴깊이 남았나 보다...
중부고속도로가 별로 안밀린다는 교통방송에 따라 모든 차를 앞지르며 선탑한 군바리를 기쁘게 해주었다

뚱은 건대앞에, 길러는 답십리에 버리고
나도 집으로 들어왔다
자야지 이제 내일은 근무... 인날 수 있을까...

지금껏 써본 후기 중에 제일 재미없다...ㅡㅡ 그냥 까치형 등을 위한 작은 보고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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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2'
  • ?
    조까치 2002.08.12 01:14
    고생했다, 좋은데서 잘 먹고 오면 된다. 뚱과 길녀는 잘 들어가고...
  • ?
    나카타 2002.08.13 17:50
    쿠후후후....지금 부대앞인데 사진들은 길녀,형,준비꺼3장씩 뽑아서 필름이랑 보냈으니 학교로 갈꺼야
    후후....이제 겨울을 기약해야겠군...오키나와 졸리 자랑해야지....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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