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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이오 posted Dec 25,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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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내고 싶다만
컴퓨터가 완전히 날아가는 덕분에 주소가 하나도 없다. ㅠ_ㅡ
시간이란 참으로 빠르고나 벌써 연말 인사라니.
난 아직 30대가 아니야 외치던 한해가 간다.
내년엔 만으로 우겨야지.
내후년엔 몰라. >_<;;;;

어제 새벽 밤새도록 방문 밖에 뿌스럭 거리던 소리.
혹시 이상한 사람이 술먹고 문앞에 와있는게 아닐까 감히 문을 못열었지만
간간히 들리는 울음소리는 고양이의 그것이었지.
고양이일거라는 확신이 들면서도 감히 문을 못열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그런걸까. 쓸데없는 겁이 많아지고 사람이 두려워지는 것.
오늘 아침 문앞에 옆집의 쓰레기봉투 한귀퉁이가 찢어진채 뒹굴더구나.
문앞에 쓰레기봉투를 내놓은 옆집 사람을 향한 잠깐의 분노보다
그 추운 새벽 쓰레기봉투를 씹어대던 고양이에 대한 연민과
나의 어줍잖은 두려움에 대한 분노가 컸다.
오늘은 문앞에 작은 접시에 우유도 담아 두었는데
옆집의 쓰레기봉투는 치워졌고 고양이는 오지 않는 듯 하다.

어젯밤 밤새 문앞의 그 처량한 부스럭 거림은
진정 내게 오셨던 예수님이 아니셨을까.

훗. 내일은 더 춥단다. 눈이나펑펑와라. 오늘 달무리도 곱던데.
행복해라. 오늘 그렇게 행복하라는 문자를 4개나 중복되게 받았다.
내가 행복해 보이지 않는걸까? 훗. 난 행복한데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