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촌스러운 슬픔

by 하늘지기 posted Jun 16, 201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6800961368.jpg

 

이창동 감독이 지은 시 <아네스의 노래>를

극중 양미자로 나온 윤정희가 낭송했다

 

참 마음에 안 드는 시였다

이렇게 절제력 없는 시라니, 이렇게 촌스러운 슬픔 표현이라니...

그러면서

"나는 기도합니다 / 아무도 눈물은 흘리지 않기를" 이라니...

자기는 울고 있으면서 나는 울지 말란 소린가 -_-;;

 

암튼

울지 말라고 하여 눈물을 꾹 참고 있었는데

영화가 끝나고 올라온

노란색 손글씨로 쓴

나비모양 크레딧...

 

결국 눈물이 터져버렸다

아, 이 썩을 놈의 촌스러운 슬픔이여

 

그래도 고맙수. 이창동 감독님

 

-----------------------------------

 

아네스의 노래

                      이창동 (양미자)       


그곳은 어떤가요 얼마나 적막하나요
저녁이면 여전히 노을이 지고
숲으로 가는 새들의 노래소리 들리나요
차마 부치지 못한 편지 당신이 받아볼 수 있나요
하지 못한 고백 전할 수 있나요
시간은 흐르고 장미는 시들까요

 

이제 작별을 할 시간
머물고 가는 바람처럼 그림자처럼
오지 않던 약속도 끝내 비밀이었던 사랑도
서러운 내 발목에 입 맞추는 풀잎 하나
나를 따라온 작은 발자국에게도
작별을 할 시간

 

이제 어둠이 오면 다시 촛불이 켜질까요
나는 기도합니다
아무도 눈물은 흘리지 않기를
내가 얼마나 간절히 사랑했는지 당신이 알아주기를
여름 한낮의 그 오랜 기다림
아버지의 얼굴같은 오래된 골목
수줍어 돌아 앉은 외로운 들국화까지도 내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당신의 작은 노래소리에 얼마나 가슴 뛰었는지

 

나는 당신을 축복합니다
검은 강물을 건너기전에 내 영혼의 마지막 숨을 다해
나는 꿈꾸기 시작합니다
어느 햇빛 맑은 아침 깨어나 부신 눈으로
머리맡에 선 당신을 만날 수 있기를

TAG •
?

  1. 아주 큰 노래방

    Date2012.11.26 Views10681
    Read More
  2. 촌스러운 슬픔

    Date2010.06.16 Views8636
    Read More
  3. 조영남이라는 인간 -_-;;

    Date2010.04.11 Views7762
    Read More
  4. 할배, 잘 가

    Date2010.06.30 Views7292
    Read More
  5. 친절한 금자씨

    Date2007.06.22 Views6914
    Read More
  6. 백호랑이의 해는 개뿔

    Date2010.01.01 Views6897
    Read More
  7. 장기하 인정

    Date2010.11.23 Views6718
    Read More
  8. 혼자 밥 시켜 먹기

    Date2003.05.27 Views6636
    Read More
  9. 민방위교육 후기

    Date2010.03.15 Views6627
    Read More
  10. 예,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

    Date2010.04.02 Views6596
    Read More
  11. 나의 이기적인 본성

    Date2010.01.07 Views6589
    Read More
  12. 도련님

    Date2010.12.09 Views6490
    Read More
  13. 돼지형에게

    Date2009.09.13 Views6429
    Read More
  14. 썬그라스를 샀다

    Date2009.05.31 Views6342
    Read More
  15. 말 못할 사정

    Date2009.08.12 Views6325
    Read More
  16. 쓸쓸히 별 하나가 또 지다

    Date2010.01.28 Views6293
    Read More
  17. 쌍방과실

    Date2009.11.11 Views6270
    Read More
  18. 우리 아파트 경비아저씨들

    Date2010.01.13 Views5914
    Read More
  19. 나는 심장이 없다

    Date2009.06.24 Views5760
    Read More
  20. 다시 일기를 쓰자

    Date2010.03.23 Views5740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Next
/ 6

Gogong.com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Sketchbook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