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謹弔] 큰 별이 하나씩 질 때마다 (2)

by 하늘지기 posted Nov 21, 2007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년 4개월 여 만에 같은 제목을 적는다
어제 새벽 박병천 선생님께서 하늘로 돌아가셨다
2005년, 김석출 선생님께서 돌아가신 후
그 분의 손 한 번 잡아본 적이 없었음을 무척 아쉬워하던 나였고,
이제부터는 귀한 분들의 손이라도 꼭 잡아보리라 생각할 즈음의 첫 목표가 박병천 선생님이었다

그러한 생각을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 해 겨울 선생님을 따라 목포에 갔다가 생각지도 못했던 그 분을 만났다
그리고 소원을 풀었다
의도하지 않았던 찰라였지만, 여하튼 그 분이 나의 손을 잡아주셨다

뿐이던가
올해 봄이었나, 소양호 옆 예술농원에 갔을 적에
밤 늦게야 도착하신 선생님을 선착장까지 마중 나가서
언덕길을 함께 오르면서 손을 잡기 시작하여
이부자리를 펴드리고 자리끼까지 셋팅해 드리는 풀코스 근접경호를 실행하기도 하였다
할아버지가 그곳에 가시는데 몸이 불편하시니 잘 챙겨드리라는 그 손녀의 전화가 없었더라도
나는 누구보다 먼저 달려나가 선생님의 가방을 받아 들었겠지

평생 남의 혼을 씻겨주셨던 분,
이제 그 자손과 제자들이 그 분을 씻겨 드리게 된다
날을 잘 받은 것이라고 해야 하나...
마침 이번 금요일에 씻김굿 공연이 예정되어 있는데,
그 공연팀 그대로, 그 시간 그대로, 서울 삼성동이 아닌 진도 본향에서 굿을 하게 되었다
자손과 제자들을 이끌고 삼성동 무대에서 손님들 맞는 역할을 하기로 한 대신, 그 굿의 주인공이 되신 점만 달라진 것이다

나도
진도로 가야겠다
마지막으로 다시 내 손을 잡아주실 수 있게 해드려야지

Who's 하늘지기

profile


| 나에게 거짓말을 하지 말고

| 남에게 빈말을 하지 말자

?

List of Articles
번호 날짜 제목 조회 수
53 2005.01.06 오늘은 나 기분이 별로인가봐 1 4570
52 2005.01.04 겨울이 좋은 이유 2 4900
51 2004.11.21 먼 길 3432
50 2004.10.04 중랑천 4224
49 2004.08.31 눈물 날 뻔 했다 3 4773
48 2004.08.23 습습후후 3697
47 2004.08.07 떠나고 싶다 3362
46 2004.07.10 베컴 인생이 꼬여가는 이유 4009
45 2004.07.04 찬란한 헤어스타일의 외국인 4990
44 2004.06.13 압박스러운 일상 3182
43 2004.05.20 까치가 낮게 나는 아침 3510
42 2004.05.05 그게 말이야 3455
41 2004.05.01 웬 떡이라니? 3 4404
40 2004.04.29 거미 콘서트를 보고 옴 3447
39 2004.04.05 10년 2 3509
38 2004.03.23 바쁘다 바빠 3462
37 2004.03.01 YMCA 야구단 1 file 3763
36 2004.02.23 올드보이 2 3703
35 2004.02.14 깜짝 놀라다 4 3329
34 2004.02.13 나대지 말자 2 3426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Next
/ 6

Gogong.com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Sketchbook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