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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 문화

by 하늘지기 posted Dec 25,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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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28 팁코리아에 올린 글]


지난 월요일부터 오늘까지
광주의 각지에서 임방울 국악제 전국대회가 진행되었습니다
그 행사를 좀 자세히 살펴볼 일이 있어서 일요일 밤에 내려갔다가 조금 전에야 집에 들어왔습니다
7시까지 서울 삼성동에 도착해야 하는 까닭에 좀 과하게 밟을 수밖에 없었고, 약간 밀리는 구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꼭 3시간 만에 강남구에 접어들 수 있었습니다
운전을 해 보신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과속은 그야말로 백해무익인데요, 특히 과속으로 인한 몸의 피곤함은 평상시의 몇 배는 되는 것 같습니다
집에 들어와 가방을 내려놓으니 머리부터 대략 멍~ 해집니다

이번 국악제의 성격에 대해서는 낯선 분들도 많으실테니 생략을 하구요
몇 번 가보지 못했던 이번 광주 나들이에서 참으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전주, 남원, 고창, 광주, 목포, 보성, 담양 등등... 전라도에는 소위 예향(예술의 고장)이라 불리는 곳들이 참 많습니다
사람들 모두가 말그대로 예술가이거나 예술애호가들이거든요
이번 국악제에서도, 경연장에 들어가 보면 백발의 어르신들이 저마다 곱게 치장을 하고 자발적으로 객석을 메우곤 하셨습니다
그러나 정작 무대에 서서 경연을 펼치는 이들은, 수많은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더 좋은 학교나 기관에서 국악을 계속하고 싶어하는 '입시생'들 뿐입니다

교육이란 것이 '입시를 위한 경쟁 체제'가 되어 버리는 사이, 문화는 외롭고 적적한 노인들의 한 가닥 기호품이 되어 버렸나... 하는 생각에 적잖이 씁쓸했었습니다
게다가 이런 것은 꼭 지방의 경우인 것만도 아닙니다
서울의 공연장에는 오히려 어린 학생들이 많이 찾는 것을 보고 첫눈에는 흐뭇한 희망이 생기기도 하지만, 사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숙제를 하러 오거나 자신들의 스승이 올리는 공연이기에 오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방학 막바지가 되면 초반에 우르르 몰려왔다가 첫 쉬는 시간에 모조리 빠져 나가버리는 아이들 때문에 공연 분위기를 버려 놓는 일도 허다합니다

진학과 입지 마련을 위해 예술에 뛰어든 수많은 아이들... 그 아이들이 책임질 미래의 문화를 과연 희망적으로만 기대할 수 있을지, 염려가 들었던 짧은 나들이였습니다
아름드리 나무 그늘이 아니면 딱히 갈 곳이 없는 수많은 어르신들의 일상을 새삼 목격하게 된 즐겁지만은 않았던 나들이였습니다
세상이, 우리의 진정성과 창의력에 채워진 족쇄가 점점 없어지는 곳으로 변해야 할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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