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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동대 예비군 훈련

by 하늘지기 posted Apr 15,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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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지역 동대 소속으로 예비군 훈련을 다녀왔다
제대하고 집에 있을 적에 대타로 나간 적이 있었으니 엄밀히 처음은 아니지만...

재작년에 전투화 앞가리개가 찢어져버려서
이틀 전에 구두방에 가서 아무 가죽이나 대어달라고 해서 준비를 했다
하지만, 그 문제와는 별개로
오늘따라 발이 너무 아팠다
쉬는 시간마다 전투화 끈을 조금씩 풀었다

월계3동대의 예비군 요원으로 나간 오늘을 훈련은
여태껏 학교에서 받았던 직장동대의 그것들과는 일정한 차이가 있었다

우선, 더 널널했다
학교에서 갈 때에는 배운 사람들이니 어쩌니 하면서 은근히 군기를 북돋우는 분위기이지만
지역 예비군은 그렇지 않다
크게 일탈하지만 않으면 너무너무 훌륭하다는 칭찬이 거침없이 나온다
물론 오늘 온 사람들이 모두 5년차 이상이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지역 예비군 5년차 이상에게 무언가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한 설정일테니까...

하지만 그런만큼 안 좋은 것도 있었다
우선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물론 그것은 나같은 외지인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일 뿐,
이 동네에서 어려서부터 산 사람들에게는 그것도 아주 좋은 조건일 것이다

또 안 좋은 것은 돈내고 밥을 사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비군 훈련 와서 돈내고 점심 먹은 적은 처음이다
다들 걸어오면서부터 지갑을 꺼낸 걸 보면, 지역 예비군은 의례히 그런 줄로 아는 모양이다
학생 예비군이 좀 더 빡쎘던 또 하나의 이유가 그것일 수도 있겠다

아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있었더라면 참 즐거운 훈련이었을 것 같다
수방사 부사령관이 점검을 온다고 하여 모범적인-_- 우리 동대가 시범을 준비했는데,
그렇게 널널하게 해놓고서도 그런 칭찬을 듣다니...
소문으로 듣던 예비군 훈련이란 게 이런 것이구나...하는 걸 오늘에야 조금 알았다

무엇보다도
부대의 사람들이나 동대장님이나
훈련생들을 타인 취급하지 않는다는 점이 좋았다
가능하건 아니건 간에
이 훈련생들은 거기 있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우리의 나와바리를 지켜야하는 이들이끼 때문인 것이다
빡세고 널널한 정도를 넘어서서,
서로의 믿음 속에서 진행되는 일은
결국 즐거운 일이다
낯선 우리 동네를 조금더 사랑하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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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태경 2003.06.03 01:10
    형아 동네 동대장으로 박성민대위를 임명합니다.
  • profile
    하늘지기 2003.06.03 02:07
    그럼 엄청 개겨버릴거야...씨
    우리 동대장님 엄청 좋아...
    근데 내년엔 다시 학교에서 받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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