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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 바른 사람이 되자

by 하늘지기 posted May 06,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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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홈페이지 메일링을 띄웠다. 아래의 내용으로



[예의란 것에 신경쓰며 살고자 합니다]


몇 년 전
어느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메일에 이런 말씀이 있었습니다

과례비공(過禮非恭)

과공비례(過恭非禮),
즉 지나치게 공손한 것도 예의가 아니라는 말의 순서를 바꾸어서
가볍게 언어유희를 하신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리석은 저는
과례비공... 예의가 지나치면 공손한 것이 아니다... 무슨 의미일까...
난 누가 봐도 예의바른 스타일은 아닌데... 하며 골똘히 생각했었죠

따지고 보면
예의나 공손이나 자리를 바꾸어도 크게 의미가 달라지진 않겠지만
하여간
당시의 그 말씀은
신임조교였던 제가 앞으로 이런저런 학사업무를 잘 챙겨드리겠노라고 드린 말씀에 대한 선생님의 대답이었습니다
일부러 나서서 챙겨줄 것은 없다는 의미였죠

어쨌거나
상황에 관계없이 저는 그 말이 참 좋았습니다

과공비례든 과례비공이든 아주 제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그 무엇보다도 빈말을 싫어하는데, 저의 그런 마음가짐과 제법 잘 맞아떨어지는 말이니까요


그리고 그 후
꼭 그 말의 영향 때문은 아니었지만
어떤 사람을 상대하더라도 불필요한 액션을 취하지 않으려는 마음가짐으로 지냈습니다
그게 솔직한 인연을 지켜나가는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주 자신할 수는 없지만,
저는 흘러간 유행가 한 소절에도 소중한 인연을 떠올리며 그의 안부를 걱정하는 스타일입니다
적당히 일이나 이해관계로 엮인 사람들과 화기애애한 덕담을 주고받는 데에 시간을 쓰기보다는
길을 걷다가 문득 떠오른 기억을 핑계로 갑작스레 그의 목소리를 그리워하는 스타일입니다


과공비례에서 시작해서 점점 삼천포로 빠지려고 하는데요,
아무튼 저는
생각하는 것을 그대로 말하는 습관 같은 것이 몸에 많이 익었습니다

그런게 그게 종종 부작용을 낳습니다
우선 사회성이 부족하다는 평을 듣게 되는 상황이 많은데, 그 소리는 듣기에 그다지 거슬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기분 좋을 때가 많습니다
그것보다도 진짜 문제는
사회적 기준에 따라 지켜야할 선을 넘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는 것입니다

단번에 '싸가지 없는 놈' 혹은 '경우 없는 놈' 혹은 '버릇 없는 놈'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 소리를 듣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경우가 많으니
크게 억울할 것은 없습니다만
문제는
솔직함이라는 자유를 즐기려는 저의 자세가 상대를 언짢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근래에 들어
그렇게까지 살 필요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렇게 살면 안되겠다는 생각도 종종 듭니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선을 지키려고 노력하려 합니다
예의를 지키려고 노력하려 합니다


그동안 제가 넘어선 선으로 인해 마음 상하신 분들께 사과드립니다

이 말씀을 드리려고 이 글을 썼습니다
앞으로 새로 만나게 될 분들께도 그러해야겠지만
지금껏 저와 인연을 맺었던 분들께 먼저 약속을 드려야 할 것 같아 이 글을 썼습니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애쓰겠습니다

과공비례의 담백함은 계속 유지하도록 노력할테지만
세 번의 생각이 부족하면 일곱 번 다시 생각하는 조심스러움을 갖도록 연습하겠습니다

그동안 저의 방종에 마음 상하셨던 모든 분들께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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