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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로의 용산역 따돌리기 유감

by 비맞인제비 posted Mar 1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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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대에 강의하러 가려면 누리로 열차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편리하다. 종착역인 신창역의 다른 이름이 바로 순천향대역이거든. 좀 일찍 집을 나서야 하긴 하지만, 일단 누리로를 타는 데에 성공하기만 하면 맘 편히 학교까지 갈 수 있다. 근데 야금야금 줄어들던 배차가 이번 학기를 앞두고 눈에 띄게 휑해졌다. 신입생의 대부분이 기숙사를 이용하게 된 이유도 있지만, 코레일이 오래 전부터 KTX를 제외한 노선은 최대한 줄이려고 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다 알지.


암튼 이번 학기부터는(아니 겨울방학 때에도 그랬던 것 같다) 아침 5시대에 서울에서 출발하는 누리로를 타지 못하면 오전에 학교에 도착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그 다음 누리로가 10시 넘어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11시에 첫 수업이 있는 나는 어쩔 수 없이 다른 경로를 택했다.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장항선 무궁화호를 타고 온양온천역까지 간 후에, 시내버스를 타고 학교 정문 근처까지 가는 것이다. 그 경로는 이전에도 종종 이용한 적이 있었다. 그런 식으로 가면 뭔가 여행하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일을 위한 움직임을 마냥 여행으로 느끼긴 어려운 거니까. 그리고 그렇게 해서 학교에 도착하면 시간도 참 어정쩡하게 남는다. 열차 배차처럼 주이용객의 스케줄과 맞물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일 거다.


오늘은 이상 한파 때문에 아침부터 매우 추워서 지난 주보다 훨씬 부담스러웠다. 게다가 평소보다 무거운 가방을 매고, 손에 옷들을 담은 가방을 하나 더 들고 다녔기 때문에, 좀 과장하자면 한겨울에 피난가는 심정으로 출근길에 임했다. 그런데 깜빡 졸다가 용산역을 지나치고 말았다. 꼭 전철이 용산역을 막 출발하면 잠이 화들짝 깨지. 그게 꼭 그래. 하지만 영등포역이 있으니 당황하진 않는다. 서울-용산-영등포 시스템은 일견 번잡스러운 듯해도 아주 편리한 구성이다. 서울역과 용산역이 너무 가깝다는 점이 조금 아쉽긴 해도. 하여간 영등포역에 내려서 허둥지둥 용산에서 놓친 열차가 들어올 승강장을 찾아갔다. 헛! 그런데... 전광판을 보니 내가 탈 무궁화호 열차와 거의 같은 시간대에 들어오는 누리로가 있는 것이었다;;; 어? 누리로 배차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영등포에서 출발하는 걸로 바뀐 건가?? 그제라도 무궁화호를 포기하고 그걸 타는 것이 낫겠다 싶어서 곧장 예매 어플을 켰다. 당연히 입석밖에 없었다. 그럼 그렇지... 하고, 그래도 누리로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니 온양온천역에서 저걸로 환승하면 되겠다고 생각하며, 찬바람 덜 맞을 생각에 조금은 기분이 좋아졌다


근데 온양온천역 승차장은 너무너무너무너무 추웠다. 누리로는 12분이나 연착되었고, 덕분에 나는 무궁화호에서 내린 지 거의 30분 만에 누리로에 탈 수 있었다. 그 30분은 지난 겨울까지 합쳐서 가장 추운 시간이었다. 그래 놓고 누리로는 5분 탔다. 온양온천역과 신창역은 인접역이니까 -_-


아! 중요한 얘길 빼먹었네. 추위에 떨었던 건 자연 탓이니 어쩔 수 없고. 이동하는 동안 누리로 배차표를 살펴보다가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가 갈아탔던 그 누리로는 영등포역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었다. 서울역에서 출발한 것이었다. 그게 예매 검색할 때 뜨지 않았던 것은 용산역을 경유하지 않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내 어플은 용산-신창이 디폴트로 설정되어 있으니 안 보였을 수밖에... 용산역이 누리로에 의해 따돌림을 당했고, 덩달아 나도 누리로의 외면을 당한 것이었다. 뭐 앞으론 서울역을 이용하거나 졸다가 깨서 영등포역을 이용하면 되긴 하지만, 왜 그 노선에서만 용산역을 뺐을까... 너무 궁금하다. 이걸 어떻게 알아봐야 하나. 용산역은 열차-전철 환승하기가 아주 좋은데... 서울역은 싫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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