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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깟 현실

by 하늘지기 posted Jul 06,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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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크로싱>을 보았습니다
상당히 기대하고 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
탈북에 대한 리얼리즘적 접근이라는 프리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대만큼 탄탄한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무언가 많이 어색하고 부족한 느낌이었습니다
뜨거운 눈물을 다른 관객들과 함께 흘리긴 했었지만, 그 뿐이었습니다

다만,
현실(現實)이란 것,
그 짜증나고 넌더리나는 것이 저를 다시금 불쾌하게 했습니다
그것에 공감하여 울었던 것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연변의 목재 하적장에서 일하는 탈북자들의 모습은
80년대에 사우디에서 일하시며 보냈던 아버지의 사진과 슬프도록 너무나 닮아 있었습니다
그 때의 아버지는 지금의 제 나이가 될까 말까할 정도의 청춘이었습니다
현실이라는 것,
언제 어디 누구에게 닥쳐있는 것이건,
참 더럽고 치사한 것이기만 합니다

현실, 그 짜증나는 놈...
아니다!
그깟 현실...
그 생각으로 소주 첫 잔을 비웠습니다
하염없이 비를 맞고 싶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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