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편제 후기 - 2012260004 김혜리

by 김혜리 posted Nov 03,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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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작을 읽으며 그렸던 주인공과 영화에서의 연기자의 이미지가 비슷하여 작품에 쉽게 몰입할 수 있었다. 다행히도(?) 판소리에 관해서 '막귀'인지라

소리를 듣고 감상하는데 불편하거나 어색하지도 않았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서 인물간의 갈등관계가 뚜렷하여 계속하여 흥미를 유발하였다.

 소리에 집착하는 유봉과 아버지의 뜻을 이어나가려는 송화, 자신의 먹고 살 길을 찾아나서는 동호는 각자 삶의 목표의식이 뚜렷하다. 처음, 유독 괴팍하고 후계자이자 자식인 송화와 동호에게 모질게 구는 유봉의 모습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극의 중반에서 후반으로 넘어가면서 유봉이 왜 그렇게 행동하였는지에 대한 이유를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딸의 눈까지 앗아가며 외길을 고집하는 고독한 예술인의 모습을 잘 표현하였다고 생각한다. 송화는 아버지이자 스승인 유봉의 말에 따라 고분고분 살아가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오로지 소리를 위해 한평생을 바친 아버지의 길을 잇는 송화 또한 소리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주인공이다. 그저 아버지의 뜻을 이으려 했다면 훗날 동호와의 재회에서 한스러운 소리를 풀어낼 수 없었을 것이다. 아버지에 대한 반발심으로 집을 뛰쳐나갔던 동호는 처음부터 제일 정감가는 주인공이었다. '나'를 이야기에 대입해 보았을 때, 서편제에서 제일 이해받을 수 있는 인물은

동호라고 보았기 때문에 극의 초반에서 내용을 전개하는 데 있어 동호에게 감정을 이입하였다. 유봉이 죽은 뒤 동호가 송화와 소리로 서로의 한을 보듬는 장면은 서편제의 클라이막스이다. 이 부분에서 모르는 사이 얽혔던 부분이 사라지며, 조금이나마 이들의 한에 대해 짐작할 수 있었다.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정서인 '한'에 판소리를 대입하여 부담없이 풀어냈다는 부분에서 서편제는 두번이고 세번이고 감상할 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