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치원전 후기

by 08 김조은 posted Sep 24,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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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구조는 만복사저포기, 이생규장전과 비교해도 커다란 차이점은 없다고 생각한다. 여자 만나서 사랑을 나누다가 헤어지는 내용이다. 세부적인 내용에서는 만복사저포기, 이생규장전과 비해서 주인공이 좀 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준다. 먼저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고, 헤어지고 난 뒤에도 절망에 빠져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이겨낸다. 하늘에서 목소리가 들려와서 자신이 윤회했음을 알려주는 만복사저포기, 귀신이 되어서 잠시나마 다시 만났던 이생규장전과 달리 헤어진 연인과 다시 만나지는 못한다.

이게 소설이 되지 못한 이유는 사건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약해서 되지 못한 것 같다. 여자를 만나는 것 까지는 비슷하지만 최치원전에서는 그냥 헤어진다. 여자와 헤어지게 되는 사건에 대한 내용이 있었다면 예를 들어 만복사저포기에서 나온 여자의 과거에 관한 내용, 이생규장전에서 적의 공격으로 인하여 여자가 죽어서 강제로 이별하게 되는 부분이 있었다면 이 작품을 최초의 소설이라고 했을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실존인물이었던 최치원을 주인공, 제목으로 사용했던 특별한 이유는 없어 보인다. 환상적인 이야기인데다가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유명인의 이름을 빌려서 만든 그냥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