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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가 낮게 나는 아침

by 하늘지기 posted May 20,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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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기를 쓴다
매일매일 쓰는 것도 아니고, 더구나 매일매일이 규칙적인 건 더더욱 아니므로
아침에 쓴들 어떠랴

다른 날보다 조금 일찍 출근해서 커피를 뽑아들고 벤취에 앉으니
까치가 낮게 날며 내 앞을 지나간다
저 정도의 높이라면 자동차 번호판을 받을 정도겠다... 싶었다

며칠 전 자동차 번호판을 교체했다
앞쪽의 것이 굉장히 훼손되어 있는 상태였던 데다가
얼마 전에 어느 몰지각한 이웃이 가로주차되어 있는 차를 똑바로 보지도 않고 밀던 중
내 번호판을 두 번 죽였다는 비보를 지방에 가 있는 동안 들었었다
집에 돌아와서 보니 나사 하나가 떨어져서 한 쪽으로 푹 꺼져 있었다

그런데 어떻게 메모 한 장, 전화 한 통이 없을 수가 있지?
내가 물어내라고 그럴까봐 그랬나?
아니면 저는 잘못이 없다는 건가?
경비 아저씨한테 누구인지 물어보려다가 말았다
정면에 대놓고 뭐라 할 주제도 못되면서 뒤에서 저주하기는 싫었기 때문이다
하기사 아예 차 옆구리를 짜부시켜 놓고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나와 같은 건물에 사는 인간도 있으니...
어떻게 그들을 이웃사촌이라 하겠는가. 택도 없다

그렇지 않아도 번호판을 바꿀 생각이었으니까, 오히려 잘된 일이기도 했다
새로 나온 촌시런 번호판이 싫기는 나도 마찬가지인데
01 이라는 번호는 꼭 받고 싶었다
01은 멀리서 보면 '이'로 보인다. 그래서 뒤에 '모'가 오면 '이모'가 되고, '오'가 오면 '이오'가 된다
건설교통부의 뜻과는 상관없이 상당히 정다운 조합을 연출해 내는 셈이다

기존의 번호판 규칙에 따른다면,
새 번호판을 신청할 때에 자기가 원하는 번호를 신청할 수 있었다 (핸드폰 신규 번호 받는 것과 꼭 같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게 되지 않는 모양이다
끝자리 홀수/짝수만 원하는대로 신청할 수 있었다
아무튼 무난히 괜찮은 번호를 부여받았다
'이모'를 받고 싶었는데, '이버'가 걸렸다
이버... 입긴 뭘 입으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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