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울고 또 울고

by 하늘지기 posted Apr 01, 200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나는 드라마를 참 좋아한다
웬만한 드라마를 다 찾아가면서 보는 것은 아니지만
한두 번을 보고 나서 재미가 있으면 끝까지 봐야 한다

드라마를 시청하는 상황도 굉장히 적극적이다
주인공들은 물론 대본의 작가나 방송국의 의도까지도 넘겨짚어 가면서 본다
웬만한 아줌마들과 함께 보더라도 훈수에 있어서 뒤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

끝까지 보게 되는 드라마는 대부분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것들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와 꼭같다는 의미의 리얼리티보다는
과장과 허구가 있더라도 사람사는 이치에 맞아떨어지는 리얼리티여야 한다
그래야 드라마를 보는내내 나 같으면 어떻게 할까 하면서 적극적으로 시청할 수가 있다

'야인시대'의 인기가 한 풀 꺾인 후로는
동생의 고집에 따라 '아내'를 보고 있다
내 경우라고 상상만 해도 난감하기 짝이 없는 극중 상황 속에서
신구선생님과 엄정화씨는 나를 무지 울린다
어젯밤에 엄정화가 어린 아들을 유동근의 집으로 보냈다
엄정화도 신구선생님도 이웃집 사람들도,
동생도 나도 질질 울었다
오늘 아침 텔레비전에서는 '병원24시'가 나왔다
태어나지 얼마되지도 않은 어린 형진이가 병마와 싸우는 모습을 보았다
용기를 잃지 않으려는 형진이 아빠와는 달리
형진이 엄마도 나도 자꾸 울게만 된다

오늘 저녁엔 또 누가 나를 울릴 것인가
군대 말년시절 매일 보던 것이 습관이 되어서
제대 후에도 반드시 보아야 했던 '보고 또 보고'
너무 재미있어서 MBC에서 자꾸만 연장을 했던 드라마
요즘 '인어아가씨'도 그렇게 자꾸 길어져 간다

보고 또 보고
울고 또 울고
마침내는 어차피 남의 일일 뿐이라고 안심할 수 있는 갈등의 순간들,
나는 그런 드라마가 좋다

Who's 하늘지기

profile


| 나에게 거짓말을 하지 말고

| 남에게 빈말을 하지 말자

?

List of Articles
번호 날짜 제목 조회 수
73 2004.05.01 웬 떡이라니? 3 4404
72 2004.05.05 그게 말이야 3455
71 2004.05.20 까치가 낮게 나는 아침 3514
70 2004.06.13 압박스러운 일상 3183
69 2004.07.04 찬란한 헤어스타일의 외국인 4990
68 2004.07.10 베컴 인생이 꼬여가는 이유 4009
67 2004.08.07 떠나고 싶다 3362
66 2004.08.23 습습후후 3697
65 2004.08.31 눈물 날 뻔 했다 3 4773
64 2004.10.04 중랑천 4224
63 2004.11.21 먼 길 3432
62 2005.01.04 겨울이 좋은 이유 2 4900
61 2005.01.06 오늘은 나 기분이 별로인가봐 1 4570
60 2005.03.06 미사를 보는 중 4 3726
59 2005.03.11 개인 플레이 1 4562
58 2005.03.29 깜박이 한 번 넣어주는 게 뭐 그리 귀찮다고 2 4144
57 2005.04.03 헌혈증을 보내준 천사들 4672
56 2005.07.27 [謹弔] 큰 별이 하나씩 질 때마다 4421
55 2006.08.09 아, 드라마 3693
54 2006.12.25 凌辱 341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Next
/ 6

Gogong.com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Sketchbook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