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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2.25 20:39

이제야 연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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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이 가져다주는 근거없는 피해의식도 이젠 물러날 시간이구나
그래도 나는 뜨뜻한 방에 누워서 잘도 뒹굴었으니 행복한 편이다
한 웅큼 부피밖에 되지 않는 좁은 깡통 속에서
한 달이고 두 달이고 알라딘이 램프 문지르듯 하기를 막연히 기다릴 수 밖에 없었을
너 통조림 고등어야
이제는 고추가루가 휘날리는 붉은 김치의 숲으로 나오거라
그리고 나는
간들간들 너의 연한 옆구리 살에 건배하리라
그래도 성탄절이 겨울인 것은 참 다행이다
하나님의 놀라운 가족계획이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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