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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잠자리채들을 제치고 이승엽의 홈런볼을 잡은 것은
신기록 축하 행사를 준비하던 이벤트 회사 직원들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은 20억이 넘을 것이라는 그 볼을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비쳤다
한편 신기록이 너무 일찌감치 터지는 바람에 잠자리채 장사들에겐 재고가 많이 남았다고 한다

나는 지금 군중 사이에서 그들과 같은 폼으로 잠자리채를 잡고 있는가
아니면 그 뒤에서 현수막 칠 준비를 하고 있는가
혹은 그전에 잠자리채 가판대를 세워놓고 있었던가
어찌 보면 참, 운명이란 것만큼 엄정한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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