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편제 후기 _유수원

by 수원 posted Nov 0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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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편제 후기

서편제를 보며 유봉씨 가족에게의 판소리와 한 사람의 사회성에 대하여 많은 느낌을 받았다.

 

우선 유봉씨가 추구하는 소리에서의 득음의 경지는 한에 묻히지 말고 한을 넘어서는 소리이다. 유봉씨가 송화에게 “너의 소리는 예쁘기만 하고 한이 하나도 없다. 부모도 일찍 여의고 눈까지 멀었는데도 왜 한 맺힌 소리가 안나오냐?”라고 말한 것을 봤을 때, 유봉씨는 송화를 처음 데려오기로 택한 것도 조실부모하여 나중에 한을 넘어서는 소리가 생길 가능성을 고려해서 택한 것이고, 그럼에도 송화가 한을 넘어서는 소리를 못 내자 눈을 멀게 만들기 까지 한 것이다. 또한 송화도 어찌 보면 소리를 강요당한 것이지만 소리하는 것을 좋아하며 유봉씨가 제시한 득음의 경지를 스스로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영화 막바지에 송화가 동생을 만나고 나서 같이 살던 남자에게 “3년 동안 편하게 지내서 이제 슬슬 거처를 옮겨야겠다.”라고 하는 말에서 한을 필요로 하는 득음을 위해 자신을 몰아세우는 모습이 느껴져서 마음이 짠했다. 이 가족에게 소리가 무엇이기에 가족과 스스로를 희생하면서 까지, 재인이라 항상 천대받으면서까지, 돈도 제대로 못 벌어 항상 굶으면서까지 소리를 이루려고 했을까? 남동생은 처음에 이를 이해하지 못한 것 같지만, 유봉씨는 “소리가 쌀이 나오고 돈이 나와서 하는 거냐? 소리를 스스로 득음하면 부귀공명 하는 것보다 좋다.”하며 송화는 “소리를 하면 마음이 뻥 뚫리고 후련해진다.”고 하였다. 그만큼 소리가 이 가족들에게는 어떤 것 보다 소중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영화에서 가족 셋이 흥이 나서 아리랑을 부르며 갈 때와 마지막에 동생과 송화가 재회하여 소리로 한을 풀 때 더욱 마음으로 와 닿았다.

 

두 번째로, 이 영화를 보며 사람의 인간성도 성공을 위한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봉씨는 자존심과 고집에 매우 쌔며, 욱하는 성질이 있다. 이로 인하여 배우던 곳에서 불미스러운 일로 파문당하고 나중에 동료들이 다시 돌아오라고 권유 하지만 도리어 싸우게 되며, 안 그래도 귀한 일을 구하게 되도 일마다 쫓겨나는 일이 다반사였다. 특히 재인으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서울에서 성공하여 명창 타이틀을 따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떠돌이 생활을 하며 힘들게 살아야하는데도 자존심 하나 때문에 그 기회를 망처 버린 것이다. 또한 가족 내에서도 너무 엄하게만 키우다 보니까 남자애는 집을 나가기까지 한다. 이런 것을 보면 사람이 자신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도 좋지만, 너무 곧은 나무는 부러지듯이 어느 정도 부드럽게 주변과 맞춰나가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판소리에 대해 문외한인 내가 보기에는 서편제에 나오는 배우들의 소리도 다 좋아 보이는데 진짜 명창은 얼마나 좋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