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치원’ 후기
앞서 배운 금오신화와 비교해 본다면 공통점과 차이점이 보인다. 먼저 공통점은 여성이 적극성을 보인다는 것이다. 금오신화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모두 본인이 나서서 자신의 인연을 찾는다. ‘최치원’ 역시 최치원이 쓴 글에 감명을 받은 여인들이 그를 찾아갔다.
차이점은 기본적으로 특정인물을 언급 했다는 점이다. 금오신화는 인물의 이름이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는다. 그러나 ‘최치원’은 여인들의 시녀 이름까지 언급된다. 또한 최치원은 여인들을 만난 후 현실에서 부귀영화를 누린다. 이는 금오신화에 나온 남성과는 다른 양상이다.
이 글이 다른 글에 비해 특이한 점은 작자미상이라는 것과 더불어 제목과 주인공이 ‘최치원이라는 것이다. 글의 제목과 주인공이 최치원이라고 되어있지만 작가가 최치원인지 다른 제 삼자인지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최치원이라는 인물의 비상함을 알리기 위해 글을 쓴 것만은 확실하다. 그 예를 두 여인의 대사에서 알 수 있다. 여인들이 죽고 난 후 수 많은 시간이 흘렀는데도 ‘왕래하던 자들이 모두 비루한 자들뿐이었는데 오늘 다행히 수재를 만났습니다.’ 라고 말하였다. 이는 최치원만한 인재가 세상에 흔하지 않다는 뜻이 될 것이다.
필자가 글을 읽으며 여인이 2명이나 등장하는 것에 의문을 품었는데 이는 최치원이 큰 인물이 될 재목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로 보인다. 이 역시 여인의 대사를 보면 알 수 있는데 그녀들의 최치원과의 동침을 허락하면서 순임금과 주랑 장군의 예를 든다. 이는 그들과 최치원을 동등하다라는 뜻이 된다. 순임금과 주랑 장군의 능력을 최치원 역시 지니고 있음을 돌려서 표현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