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260109 김자현 최치원 후기

by 12김자현 posted Sep 23,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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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원전을 읽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이 금오신화와 아주 비슷하다는 것이었다. 금오신화도 당시 조선시대였다는 점에서 매우 파격적인 내용이 담겨있다고 생각했는데, 최치원전은 금오신화보다 더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만복사저포기와 이생규장전 처럼 한 여인을 잊지 못하는 절절한 사랑과는 다르게  최치원은  쌍녀분의 두 여인과 하룻밤을 보낸다. 뜨거운 사랑이 아니라, 그저 하룻밤의 불같은 장난인 것이다. 사랑이 없는  하룻밤이라는 점에서 파격적이다는 생각을 했다. 이러한 파격적인 내용을 왜 굳이 최치원이라는 이름을 밝혀 가며 썼을까.. 생각했다. 만약에 이게 정말 최치원이 쓴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보자.  최치원은 뛰어난 재능으로 당나라의 관직에 오를 만큼 당에서는 높은 인정을 받았지만, 정작 신라인 고국에서는 신분제 때문에  꿈을 펼치지 못한다. 그는 그런 자신에게 위로하듯 글 속에서 나마, 호방한 생활을 꿈꾸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신분제에 갇혀 뛰어난 재능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날지 못했던 불운한 남자, 하지만 자신을 불쌍하고 처량하게 그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뛰어남에 감탄한 여인이 '순이 임금이 되었을 때, 두 여자가 모시었고, 주랑이 장군이 되었을 때도 두 여자가 따랐다' 라고 말을 한 것 처럼, 두 여인과 하룻 밤을 즐기며 자신을 임금, 장군과 빗대어 뛰어나며 휼륭한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  금오신화와 최치원전의 차이점이 있다면 금오신화는 남자와 여자와의 만남을 통해 이야기가 진행되고 이어지지만, 최치원전은 그저 단순한 하룻날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물론 최치원의 일생에 대해 처음과 끝에서 이야기 하긴 하지만, 주가 되는 부분은 최치원이 쌍녀분의 두 여인과 하룻밤을 보내는 그 날이다. 이처럼 진행되는 이야기가 짧아 에피소드같은 느낌을 주어서 소설이라고 부르기 힘든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