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서울 세종문화회관에 다녀와서

by 리버 posted Sep 18,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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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토론회에 참석하러 서울 가기 전에 아침에 잠깐 접속했다가,
열차시간에 쫓겨 서울갔었고, 우리집에 도착하니 새벽3시였습니다.

어제 유익한 출장이었지만, 피곤하네요^^;;
이제 저두 늙었나봐요.
하룻밤가지고 이러니......

전 좋은게 좋다는 식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논쟁을 사적인 감정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유쾌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서둘러서 종결지으려 하는 것도 이해가 잘 되지 않습니다. 그것이 논쟁이든 아니든 어떤 사안에서 자신의 입장을 한번 더 명확하게 설명하자고 할 때 돌아오는 말이 너 잘났다일때만큼 허탈할 때도 없습니다.

얼마전 친구가 그러더군요.
"너는 카페에서 글을 쓸 때 너무 과격하더라. 단칼에 맺어버리니깐 좀 그렇지 않냐?"
그래서 제가 대답했죠.
"너 역시 파리는 세느강을 좌우로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라는 책을 감동적으로 읽지 않았느냐? "
그 책에서 가장 머릿속에 남는 말은 "똘레랑스"였습니다.
프랑스인은 논쟁을 할 때 정말 치열하게 한다고 합니다.
논쟁을 할 때 어느 한 쪽의 입장에서 명확하게 서야지, 양비 혹은 양시의 입장에서 말을 하면 토론 상대자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고 하더군요.  일단 논쟁을 시작하면 명확한 표현을 써 가면서 싸울듯 토론하지만, 토론이 끝나면 그것을 감정으로 연결시키지도 않고, 전혀 개의치않고 평상시처럼 다정한 친구가 된다 하더군요. 이것이 바로 "똘레랑스"정신입니다.
내 친구에게 말했습니다.
"너도 똘레랑스 알쟎아? 내가 카페에서 응 그래 좋은게 좋아 라는 식으로 글을 쓰는 것이 과연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냐?"
프랑스인이 한국에서 회사를 운영하면서 한국사원을 뽑으면 너무 답답하다고 합니다.
한국인들은 회의를 하면 받아적기만 하지 절대로 말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사장인 프랑스인이 사원의 의견을 묻고 토론을 원해도 꿀먹은 벙어리처럼 오로지 "예"라고 말할 줄 밖에 모른다 것이었습니다.
우리 나라 사회 풍토에서 사장앞에서 "노"라고 말하는 것은 개인의 의견이 아니라 사장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되어 감정의 차원으로 비화되죠.

글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좀 더 명확하게 설명하고 해명하는 것이 이해를 넓혀나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뜬금없는 사과와 제3자의 어설픈 봉합으로 끝나 버릴 때는 허탈합니다.
얼마전 전 어떤 대화에서 좀 더 명확하게 말하고자 했지만,
말을 채 듣지도 않고, 혹시나 서로간의 분위기가 팽팽해질까봐, 말을 가로막는 사람들이 생기더군요. 내가 이건 사적인 감정과 상관이 없어요라고 말을 이을려고 하자 오히려 제 3자들이 화를 내더군요. 대화 당사자는 오히려 나의 말이 맞다면서 대화를 이을려고 했지만 결국 불가능했습니다. 좋은게 좋다라는 식때문에 오히려 제가 좋은게 아니라 마음을 다치게 되더군요.

우리가 한국식이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무엇을 잘못한지도 잘 모르는 채 사과를 받고,,,,, 그래그래 하면서 끝내기엔 나만 날을 세운거 같아서 민망합니다.

어쩔 수 없을 때는 살아가는 방법의 차이라고 생각을 접어 둡니다.
다만....
청숙님이나 지기님처럼 저와 비슷한 과의 사람이 있을 땐
위안을 받는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