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세 시의 추억 ( 남 진 우 )

by 난금달 posted Feb 09,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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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 한 마리

원을 그리며 내 머리 위에서 종일 돌고 있다



삭아 가는 폐선 옆에 서서

멀리 난바다에 부서지는 햇살 바라보며 찍은

흑백사진


거기

홀로 선 내 머리 위를 맴돌고 있는 갈매기 한 마리

내 젊음은 저렇듯 끝없이 돌고 돌다가

점이 되어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더 이상 돌지 않고

무슨 얼룩처럼 사진에 붙박인 갈매기 한 마리

눈길을 주는 순간 물결을 일으키며

사진을 들여다보고 있는 내 눈동자 속으로 뛰어 들어와

다시 돌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