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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나의 마지막 혹한기...

by 하늘지기 posted Jan 03, 2003
나의 마지막 혹한기가 생각난다

아는 사람들은 아 알지
나는 유격훈련조차 매번 열외가 되었던,
그리고 화생방 가스실훈련도 우연히 하지 않았던...
그야말로 기능성 행정사병이었다는 걸

니가 대학시험을 보고 난 후에 한창 신이 나 있을 즈음에
난 지금의 너처럼 마지막 혹한기 훈련을 갔었어
내가 맡은 분야에 있어서는 무슨 일이든 척척할 수 있는
그런 짭밥이었겠지
근데 말야
이등병 때에도 하지 않던 실수를 했어
수방사령관이 순시를 온다고 해서
밤새 보고 자료를 만들고 있었는데
전지를 자르다가 카터칼에 손을 벤 거야...
초등학교 4학년 교실 환경미화를 하다가 손을 벤 후로 두 번째였었지

덕분에 더 이상 밤샘작업하지 않고
나는 그 때부터 땅 속 텐트 안에 들어가서
다음 날 낮 사령관이 돌아간 후까지 실컷 잤어
정말 의도하지 않은 사고였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혹한기가 내 전역에 맞춰서 준 마지막 선물이었던 것 같다

뜻깊은 혹한기를 보래라...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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