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이천삼년, 나만의 반사 -_-

by 하늘지기 posted Jan 01, 200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예전에 어릴 적에 많이 썼던 용어 중의 하나인
"반사~~"
말싸움을 할 때에 마땅히 받아칠 말이 없다거나
받아치기조차 귀찮을 때에
반사는 정말 한 방에 상황을 급변시키기도 했지

근데 문제는 말야...
난 여태껏 그 반사라는 행위에 대해서
"피차일반"이라는 뜻으로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었나봐
다시 말하자면,
상대가 무슨 욕을 했을 때에 내가 반사를 하면
나도 그만큼 같은 욕을 하고 싶은 심정인데 귀찮아서 반사로 대신하겠노라... 하는 의미로 반사를 날려왔던 거지 -_-

그렇게 반사라는 걸 오랫동안 쓰지 않았었는데,
오늘 한 사무실안에 있던 몇 명의 사람들이 서로서로에게 신년인사를 하는 걸 본 나는
조금의 예비동작도 없이 기냥 반사를 날려버린 거야
  /-_-/ 반사 ~~~
그런데 그 중 친절하신 한 분이 드디어는 내의 무지를 일깨워 주셨는데...
그렇게 하면 당신은 상대가 기원해 준 '새해 복'을 받지 않고 되돌려보내는 격이 된다는 거지...
생각해 보니 정답이더군
모두들 다시 제게 반사해 주세요... ㅠㅠ 제가 흡수하고 제 껄 새로 보내드릴게요... 하고 말하고 싶었지만
타이밍이 너무 늦어버렸다 ㅠ.,ㅜ

결국 난 오늘
순식간에 저절로 굴러들어온 '새해 복'을 다섯개나 차버린 거야
난 인체공학적 거울이라서 나름대로 흡수하고 반사한 거라고 스스로 변명을 해보지만, 이 따위 억지가 언제 내 인생에 도움된 적이 있었더냐...ㅠㅠ

어릴 적의 순수했던 무의식이 한 방에 무너진 이 순간
미영이에게라도 다시금 인정을 받고 싶어서
'나만의 반사'를 한 번 날려본다
놀아조~~~ ㅜ.ㅡ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