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우연히 얻게 된 시간들이었다
한 시간 쯤 전, 갑자기 어떤 한 사람이 생각났다
지금으로선 그 사람에게 곧장 연락할 수가 없으므로,
혹 웹 상의 어느 곳에 그의 흔적이 있을까 하여 그가 즐겨 쓰던 닉네임을 넣고 검색 버튼을 눌렀다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웬 영어로 된 비슷한 링크가 두어 개 나왔을 뿐이었다
클릭!
아... 아주 낯익은, 그러면서도 뭔가 낯선...
2002년도까지 쓰다가 버린 내 방명록이었다
그 방명록에 그의 글이 남아 있었던 거지
아주 반가웠다
검색의 결과로 내 앞에 나타난 것이, 바로 나를 향해 쓴 그의 글이었으므로, 아주 반가웠다
그만큼 몹시 그리워졌다
하지만 거기가 끝이 아니었다
그 다음 글, 그 전 글, 그 전 페이지, 또 그 전 페이지
그리운 사람들의 이름으로(닉네임으로) 가득 차 있었다
여전히 내 곁을 지키고 있는 사람도 있었고
크게 마음이 상해서 서로 '안' 본 지가 오래된 사람도 있었고
그리움의 간절함이 부족해서일까, '못' 본 지가 오래된 사람이 대부분이었고
사실은, 살았을지 죽었을지도 장담 못할 사람도 꽤 많았다
울컥한다
헛살았구나... 싶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적어도 그때의 내겐 거의 다름이 없었다
지켜오지 못한 것들과, 품고 있지 못한 것들에
울컥한다
나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디에 몸을 싣고 있는지...
삶은 계란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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