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 이경 삼사오경이 되니 파루시간이 됐는지라 파루는 뎅뎅치는데 옥루(玉漏)는 잔잔(潺潺)이라. 춘향모친은 정신없이 앉아 있고 향단이는 파루소리를 듣느라고 대문밖에 서 있다가 파루소리 듣고,
"여보 마나님 파루쳤나이다 아기씨한테 가사이다"
"오냐 가자 어서가자 갈 시간도 늦어가고 먹을 시간도 늦어간다."
향단이는 등롱을 들고 걸인사위는 뒤를 따라 옥으로 내려갈제 밤 적적 깊었는데, 인적은 고요허고 밤새소리난 북 북 옥문거리를 당도하여 옥문열쇠 부여잡고 사또가 알까 걱정이 되어 크게 부르든 못허고,
"사정이 사정이! 아이고 웬수놈 또 투전하러갔구나. 아가 춘향아 춘향아!"
"아 이사람아 춘향을 그렇게 불러서 알아듣겠나 목소리를 크게 내어 불러보게 춘향아!"
춘향모 깜짝놀래 어사또 입을 막으며
"어따 이 사람아 왜 이렇게 떠드는가! 만일 사또가 알거드면 자네죽고 나 죽고 춘향 죽고 향단 죽고 뭍죽음이 날거진데 어쩌자고 알심없이 떠들며 사또가 알면 촉대빼 옹두리빼 부러져!"
- [춘향가] 중, 옥으로 춘향이 찾아가는 대목
깊은 밤이란 시간이 내게는 자유와 평온의 시간이었는데
요즘은 다만 우왕좌왕 다음 날에 임해야 하는 시간이 된 듯하다
춘향이는 마침내 구할 수 있다. 초조해하지 말자
보고싶다 연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