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사실
장기하 안 좋아하거든요
노래도, 노래하는 것도, 생긴 것도(생긴 자체보다는 행동거지겠죠) 맘에 안 들거든요
와
근데 [놀러와]에서 제 마음에 쏙 드는 얘기를 하네요
제가 원래
누군가가, 혹은 무언가가 제 의중을 정확히 맞혀버리면
마음을 훅 줘버리는 경향이 있어요
(인생 뭐... 재고 따질 일 많은데 한번씩은 그러면 좋잖아요)
장기하가 그러대요
마음이 우울해지면 한편으로는 안도감이 든다고...
그 우울함이 무언가를 만들어줄 것이라는 기대가 들기 때문이라고...
(같은 얘기를 길이는 반대의 색으로 표현했어요. 우울한 상황에서 가사를 떠올리는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고)
작곡이라는 작업이 그만큼 자아를 분열시키는 일이라는 얘기를 하다가 나온 소리였는데
와! 제겐 그야말로 정문일침이네요
우울한 건 분명 좋지 않은 것인데, 그리고 내가 우울증 같은 것에 걸렸거나 그걸 즐기는 것도 분명 아닌데,
왜 우울함이 싫지 않은 거지???
그게 참 알 수 없는 묘한 거시기였었거든요
장기하 덕분에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부터 장기하 인정!
기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