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19일
통영 미륵산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서는 곧장 진주로 향했다
내가 참 좋아하는 촉석루, 정확히는 의암을 보러 가지 위해서였다
도착하면 대략 해가 지기 시작할 것 같아서 사진이 잘 나올까 걱정도 했지만, 크게 조바심 나진 않았다
그냥 그곳에 가기만 하면 되니까
난 참 무작정 일본을 싫어하는 편인데 (일제강점기의 만행을 떠올리기만 해도 화나기 때문인 듯하다)
그래서 의암과 같은 대상에 잘 끌리는 모양이다
진주성에 도착하자마자
입장권을 사 들고 촉석루 뒤의 의암으로 곧장 갔다
의암으로 내려가는 길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보이는 정경
겨울이라서 좀 쓸쓸한 기운이 난다
의암아, 그간 잘 지냈느냐
남강이 좀 더러워진 것 같아서 기분이 조금 나빠졌다
의암 주변에 낀 살얼음 위로 작은 쓰레기들이 나뒹굴고 있어서 그런 것이리란 생각도 들었지만
얼음 아래로 비치는 물은 확실히 탁하긴 했다
나아가지 않는 배를 365일 젓고 있는 저 부부도 오랜만이다
진주성 입구 쪽을 바라보면 이런 아름다운 벽을 만난다
날이 많이 어두워진 탓에 플래쉬의 도움으로 겨우 어느 정도 볼 수 있도록 찍었다
의암 근처의 작은 벼랑(?)에는 많은 이름들이 새겨져 있는데
어떤 이들의 이름인 지는 모르겠다
의암에서 바라본 촉석루
내려왔던 계단 앞에 다시 서서
계단을 올라가 왼쪽으로 돌아 들어가면 지수문이 있고
그 안쪽으로 의기사가 보인다. 물론 논개 누나의 영정을 모신 곳이다
멀리서 찍으니 꽤 음산한 분위기가 난다
촉석루에 올라 남강을 바라본다
촉석루 대들보에는 [영남제일형상]이란 현판이 달려 있다
촉석루가 그렇다는 것인 지, 주변의 풍경이 그렇다는 것인 지는 모르겠다
남강 반대편에서 본 촉석루 입구 계단
"분명 신발을 벗고 들어가시기 바랍니다"란 안내가 있는데도
어두운 때라 그런 지 사람들은 신을 신을 채로 올라가고 있었다. 옳지 않아
촉석루 앞에서 진주성 정문을 바라본다
벌써 다섯시 반이 넘었다
성곽 안쪽의 산책로
이순신 장군과 시호가 같은 충무공 김시민 장군의 동상
날이 많이 어두워졌다
하여, 노란 등불을 화면에 넣어주었다
진주성에는 이전에도 두어 번 왔었지만 안쪽까지는 들어가보지 않았었다
이번에는 깊숙히 들어가보기로 한다
어두워서 뚜렷히 보이지는 않는데, 현판에는 [영남포정사]라고 쓰인 것 같다
그 앞을 지키는 포졸들은 가짜 사람이다
안쪽으로 죽 들어가보니 박물관이 있었다. 국립박물관
진주성 안에 국립박물관이 있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폐관시각까지 10분밖에 안 남았는데도 큐레이터들은 친절하게 맞아주었다
민폐를 끼치기 싫어서 특별전만 5분 만에 재빨리 보고 나왔다
완전히 어두워졌다
그런데 돌아나가는 길에 보니 야경이 참 좋다
삼각대도 없고, 마땅히 카메라를 올려놓고 찍을 곳도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낮은 성곽 위에 카메라를 놓고 타이머를 작동시켜서 (셔터 누를 때 흔들리는 걸 피하기 위해)
뷰파인더를 확인하지도 않는 채로 여러 장을 마구 찍었다
크게 찍어서 무난한 구도로 잘라낼까도 생각했지만, 귀찮아서 그냥 올린다
줌을 최대로 밀어낸 것이 이 정도였다
야경은 따뜻한 색의 조화가 잘 드러나야 제격인데
어째 실제 모습의 아름다움을 전혀 담지 못했다
주차장에 가서 미니 삼각대라도 가져 올 걸 그랬나?
의암으로 내려가는 계단에 들어서면 항상 음악이 들린다
그런데 그 음악의 비밀을 주차장 옆 화장실에 와서야 알게 되었다
바로 저 하얀 센서!
저 녀석이 사람을 감지하면 그 옆의 스피커에서 음악이 나오는 것이었다
의암 쪽 계단 근처에도 저런 것이 숨어있을 것이다
자, 구경을 마쳤으니 이제 사람을 만나러 가자
다음에 계속...
몇년전에 하동 갔다 오는 길에 진주에 들러서 멀리서 촉석루를 잠시 보았는데..
저 황토돗단배는 여전히 잘 지내고 있넹 ㅋ
이곳도 상당히 볼것이 많네..
아~ 시간이 없어서 구경 못하고 온게 한스럽네 ㅋㅋ
진주목사 김시민 장군님도 충무공이면 선무공신이구낭~!!
(하긴 진주성을 사수하느라 노고가 많으셨으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