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의 시작에 대한 상상을 해보았다. 판소리를 하는 사람들은 의식을 담당하던 무당과 신관, 혹은 그런 역할과 무관하지 않은 사람들로부터 시작되었을 것이다. 일정한 직업을 가지고 생활하는 사람들에 비해 무당과 신관은 음악과 노래를 더 익숙하게 접했을 기회가 있었을 것이다. 또한 심청가, 춘향가와 같은 판소리는 춘향전, 심청전과 같은 '전'이전의 소리 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형성되었고 이것이 사람들로부터 호응을 얻게 되어 문학으로 까지 발전된 것으로 상상한다.
어떤 음악장르건 문학장르건간에 무에서 유가 창조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느 날, 우리나라에서 정확히 지금의 '판소리'를 부르며 이것을 '판소리'라고 부르기로 약속한 것이 아닐 거라는 말이다. 음악의 가사는 모두 문학으로 이루어져 있으니 음악과 문학의 상관관계는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고 본다. 생각해보면 우리 나라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대표적인 문학인 시조도 문학이면서 동시에 사람의 입으로 노래부르는 '음악'이 아닌가. 춘향전도 심청전도 본래 부르던 노래(歌)가 전해져내려와서(傳) 생긴것이다.그렇다면 적어도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문학의 시작은 음악에서 나온게 아닐까? 옛날 원시인들이 의식에서 부르던 노래를 벽화로 그렸던 것과 같이 시조와 판소리로 부르던 노래가 문학으로 변하는 것은 타당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