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편제를 보았다. 서편제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은 소리를 얻기 위해 딸의 눈을 멀게한 아버지의 이야기로 알고 있었지만 영화로 보는 서편제는 소리에 대한 지독한 고집과 집착이 담겨 있었다.
영화에서는 소리팔고 다니는 재인의 신세와 점점 개화되고 도시화 됨에 따라 입지를 잃어가는 우리의 '소리'가 담겨있었다. 명창으로 추대받던 소리꾼이 후반부에 허망하게 아편을 피우는 모습과 소리를 하는 송화와 동호 옆으로 지나가는 악단의 모습에서 점점 설 곳을 잃어가는 판소리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소리를 향한 집착이라고 해야할까 열정이라고 해야할까, 작품에 나온 대사대로 표현하자면 소리를 향한 '한'때문에 딸의 눈을 멀게 한 아버지와 그리워하여 결국 만나면서도 소리를 부르고 헤어진 동호와 송화에게서도 소리를 향한 '한'이 절절히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