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치원 후기 2011260136 김동훈
현대어번역판만 보면 금오신화 후속작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굉장히 흡사한 전개라고 느꼈다. 기이한 방법으로 여인(들)과 만남을 갖는 것, 짧은 시간동안 만나고 헤어지는 것, 남자가 한탄하며 그리워하는 것과 같은 요소들이 말이다. 등장인물로 이미 죽은 여인이 나오는데 앞서 본 작품에서처럼 직설적이고 솔직한 감정표현을 시로 읊어낸다. ‘시’말고 평범한 대화에서도 노련하고 재치있는 입담을 보여주는데 이는 정을 품지 못하고 귀신이 된 ‘여인’의 공통점인가 의심되기도 한다.
의아한 점은 주인공이 최치원이라는 실존 인물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인데 작품 내에서도 두 여인(자매..)이 최치원의 기상이 오산처럼 빼어나다며 훌륭한 인재로 묘사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금오신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기이한 존재와 만났던 남성이 과거를 급제하고 돌아온다는 설정은 등장인물이 최치원이었기 때문에 현실(?)을 반영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본인은 작자가 최치원에 대한 미담을 널리 알리기 위함이었다고 생각했다. 그 예로 글의 마지막에 급제한 후의 일생을 짧게 요약했는데 이 내용이 모두 사실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딘가 있는 쌍녀분 앞에 위인의 일화로 적혀있을 것만 같은 모습이 상상되었다. 고전식 스토리텔링의 한 가지가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