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치원'과 앞서 읽은 '만복사저포기', '이생규장전'의 내용을 비교해보자면 사실 필자는 당연히 사대=조선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3작품을 보면서 다른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이생규장전', '만복사저포기'의 주인공들은 조선의 인물을 설정한데에 비해서 '최치원'은 당나라 유학생 출신이라서 그런 설정을 했는지 모르겠는데, 여주인공들이 당나라 인물이라는 것에 대해서 최치원이 조금 미워보이기도 했다. (최치원이 6두품의 한계로 당나라에서는 인정받지만 신라에서는 신분차이 때문에 인정받지 못해 신라에 조금의 환멸을 느껴 이런 설정을 했나라고도 생각해본다.)
작품 내적으로는 '최치원'의 구조고 '명혼구조'라고는 얘기 할 수 없다. 하루동안의 즐김이 '혼'이라는 글자를 붙여햐 할지가 의문이기 때문이다.
최치원이 왜 '최치원'을 썼는가라고 생각해 보았을 때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두 여인= 최치원의 당나라 내에서의 상대적 계급 우월성(신라에서는 계급의 한계로 자기의 실력을 맘껏 발휘하지 못하지만 당나라에서는 다르기 때문이다.)인데 그 이유는 '최치원' 내의 시 중에 '내가 이곳에서 두 여인을 만난 것은 양왕이 운우를 꿈 꾼것과 비슷하도다 대장부 대장부여! 남아의 기운으로 아녀자의 한을 제거한 것 뿐이니 마음을 요망스런 여우에게 연연해 하지 말아라.' 라는 대목이 나오는데 여기서 당나라에서는 자신의 기량을 펼칠 수 있지만 그래도 고국으로 돌아오는 것을 보며 최치원의 애국심을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뜬 구름 같은 세상의 영화는 꿈 속의 꿈이니, 하얀 구름 자욱한 곳에서 이 한 몸 좋이 깃들리라.'라는 시구에 대해서는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봉하는 듯한 말 때문에 뭔가 씁쓸함도 느껴졌다. 하지만 '아득한 데 노닐다가 세상을 마쳤다.'라는 긍정적인 결말로 글을 마쳤기 때문에 스스로 인세를 초월한 선인과 같은 모습을 자아해 내기도 하였다.한가지 의문점으로는 인물과 사건에서부터 결말까지 금오신화와 크게 다를바 없는 것 같은데 이 작품은 왜 최초의 소설의 과녁에서 빗나간 건지 의문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