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최치원 또한 천재이기 이전에 한 명의 남성이란 것을 깨달을 수 있는 이야기였다. 제아무리 천재라고 하여도
아름다운 여성을 보면 음심이 발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듯 하다. 유학길에서도 사랑을 찾는 것을 보니 청춘은 제아무리
학문의 길이 넓고 깊다 하여도 막을 수 없는 봄의 시기라는 것을 깨달았다. 금오신화에서도 인간이 아닌 자들과 사랑놀음 하는 이야기로
생각해볼 시간이 많았는데 최치원전 또한 비슷한 맥락으로 생각해보기에 좋았다. 어떤 시대이든 '사랑'이라는 주제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샀고, 이에 몇백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한 갈래로 읽히고 있다. 오랫동안 다수가 애정을 쏟은 만큼 사랑에 관해서는
놀랄만큼이나 많은 양의 이야기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어쩌면 금오신화, 최지원전과 같은 소설은
흔하디 흔한 애정소설로 포화된 상태인 현대사회에서 새로운 길로 방향을 제시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