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19일,
[램브란트-짜장면 패키지]라는 제목을 걸고 나들이에 나섰었다
덕수궁에서 열리고 있었던 '램브란트전'을 구경한 다음,
인천 차이나타운으로 가서 짜장면을 먹겠다는 것이었지
여성 동지 네 명과 나, 이렇게 다섯이 나섰다
비가 왔다리 갔다리 하는 날씨, 덕수궁 앞에서 모였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던 바 '램브란트전'은 아니었다
'램브란트와 바로크의 거장들'이라는 광고 문구에 끌려 온 것이므로, 램브란트 아닌 작품들도 있을 거라곤 예상했지만,
램브란트의 작품은 달랑 하나... -_-
바로 이거였다
- 램브란트, <책 읽는 화가의 아들, 티투스>
'비엔나미술사박물관전 - 합스부르크 왕가 컬렉션' 사실은 뭐 이런 식의 제목이 정식제목이었던 것 같다
원래 그림 같은 건 볼 줄 모르지만
아무튼 보기 좋은 그림들 많더라
하지만 내 마음에 쏙 들었던 건 두 작품 정도?
놀랍도록 정밀하게 그린 인물화 한 점이 좋았고
그보다 더 마음에 들었던 건, 큰 작품들에 묻혀서 별로 관심을 받지 못하던 <작은 꽃다발>이라는 작품
- 얀 브뤼헐, <작은 꽃다발>
이 그림 밑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붙어 있었다
어쨌든
그림 구경은 즐거웠다
세종대왕님 동상을 향해 경례 한 번 때려 드리고 덕수궁에서 나왔다
인천 차이나타운 짜장면-중국옷 구입 투어 이야기는 귀찮아서 생략!
(날씨가 날씨인지라 짜장면은 다음으로 미루고 짬뽕을 먹었음, 남자옷을 거의 팔지 않는 가게들을 돌아다닌 끝에 예쁜 남방 하나를 삼만 원 주고 구입, 안개 낀 인천의 밤과 운치 있는 차이나타운의 시가지는 일품이었음)
렘브란트도 패트런 때매 삼선짜장을 남겼는지도 몰라..
선택이었겠지만.
그 무렵, 같은 짜장이라도 장따로, 면따로 해야지 고귀하고, 고상하다 여겼는지..
렘브란트 학형도 그 중.. 삼선 짜장을 만들려고 했겠지.
희안한 건.
요즘 면만, 혹은 장만 있는 걸 높이 평가하려 한다는 거.
그림 밑에 스케치가 더 높이 평가되고..
짜장은 삼선이든, 보통이든
배고플 때, 후루룩 먹으면, 짱~ 그림도.. 그런 듯...
딴 거 뭐든 그렇지 않겠어? (그냥 독백이라 반말)